[Cover Story] 세계의 청년이 신음한다
무리 지어 노략질을 한다.

명분도 주장도 없다.

스마트폰,태블릿 PC,패션 운동화를 낚시하듯 낚아챈다.

야만성만이 광기를 뿜는다….불과 며칠 전 '신사의 나라' 영국 런던의 청년 폭동 풍경이다.

발단은 경찰의 총에 맞은 흑인 청년의 죽음이다.

한데 폭동의 양상은 절도로 비화했다. 백인 청년도 대거 가세했다.

'좌절 세대'의 욕구가 여과없이 뿜어져 나온 것이다.

주머니가 빌수록 소비 욕구는 기형적으로 분출하는 법이다.

영국 언론들은 '좌절 세대의 집단 약탈'로 사태를 규정했다.

세계의 청년이 신음하고 있다. 이들을 절망으로 내모는 것은 실업과 빈곤이다.

영국의 청년 실업률은 20%를 넘는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국인 그리스는 이 수치가 40%에 육박하고,스페인은 50%를 넘본다.

"특정 지역의 실업률이 30%를 넘어서면 폭동 위험이 급증한다"(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는 분석이 아니더라도 영국에선 이미 사회 불안의 싹이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희망을 잃고 신음하는 청년은 유럽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의 청년 실업률도 10% 내외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훨씬 넘는다.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소위 '프리터족'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한 청년 실업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미국의 청년 실업률도 20%를 향해 치닫는다.

우리나라는 수치상으로 이들보다 양호하지만 좌절하는 청년은 남의 나라 얘기할 처지가 아니다.

희망이 무너진 자리엔 절망이 둥지를 튼다.

'청년은 미래의 희망이다. ' 설명이 필요없는 당연한 말이다.

청년은 현재를 받쳐주는 기둥이자 미래의 비전이다.

노인의 머리와 청년의 손이 공존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청년 실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해법은 일자리다.

그들의 손을 움직이게 만들어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게 해야 한다.

아우성치는 그들에게 하루하루 고기만을 던져주는 것은 미봉책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고 낚싯대를 건네줘야 한다.

복지의 혜택은 기성세대가 누리고 청년들은 그 뒷감당을 맡아야 하는,참기 힘든 '복지 금단' 현상이 기형적 폭동을 초래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복지 논란에 휩싸인 우리도 한번쯤은 되새겨볼 대목이다.

청년 실업은 이 시대의 아픔이다. 젊은 그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시련이고,국가엔 존립 기반을 붕괴시킬 수도 있는 시한폭탄이다.

청년의 신음을 네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국가는 일자리 창출에 지혜를 모으고,젊은이들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한다.

4,5면에서 전 세계의 청년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지,그리고 해결책은 없는지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