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아름다운 동행 '재능 기부'
기부는 공존의 미학이다.

더불어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는 행복한 동행이다.

기부는 주변을 밝히고 스스로도 밝아진다.

기부엔 상생의 지혜가 담겨 있다.

경제발전으로 풍요로워진 물질적 삶에 나눔이 더해져야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가 된다.

기부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봐야 하는 이유다.

기부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한마디로 나눔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기부가 돈이나 물건에 한정되지 않고 재능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재능기부가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재능기부를 의미하는 '프로보노'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프로보노는 라틴어 'pro bono publico(공익을 위하여)'의 약어로 미국 법조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 데서 유래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예술인 기업인 지식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들의 재능으로 사회와 이웃에 봉사한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재능기부는 물질적 기부보다 소통의 의미가 더 강하다.

자신의 재능을 주고 행복을 받지만 스스로의 탤런트가 더 업그레이드되는 선순환이다.

"돈되는 광고보다 공익광고가 더 좋다"며 케냐 우물파기 캠페인을 디자인기부로 돕고 있는 광고 천재, 5년 동안 지방 청소년들에게 강연해 온 KAIST 교수, 대입준비에 쫓기면서도 3년째 장애인들에게 봉사를 하는 고교생….

모두 우리 사회에 빛을 비추는 주역들이다.

재능기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재능엔 높낮이가 없다.

다만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함이 있을 뿐이다.

물질이 부족해도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

노래,지식,의술,기술,운동…. 재능기부는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재능기부는 프로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작은 재능 여럿이 모이면 큰 재능 하나보다 더 강한 빛을 발한다.

"우리 민족의 핏속엔 '나눔'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나눔의 DNA가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준다. "

지난 6월 출범한 '나눔홀씨모아 나눔국민운동'을 이끌고 있는 손봉호 대표(서울대 명예교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 사회에서 재능기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나눔은 행복의 통로를 넓혀준다. 4,5면에서 재능기부의 의미를 더 심도있게 살펴보고 재능기부로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을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