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탄생 100주년… 레이건을 다시 본다
"레이건은 위대한 대통령이자 우리 시대의 진정한 지도자였다. "

지난 4일 영국 런던의 그로스버너 광장.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가운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1911~2004년)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이 대신 읽은 헌사를 통해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미국이 낳은 위대한 인물이며 20세기 역사의 거인"이라고 평가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레이건 전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으며 체코 수도 프라하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다. 폴란드 남부의 크라코프 성당에서는 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냉전을 종식시키고 동유럽에 자유를 가져다준 그를 기린 것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처 전 총리가 말했듯이 총 한방 쏘지 않고 냉전을 끝냈으며,1980년대 초 저성장 · 고물가(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미국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그가 펼쳤던 경제정책,즉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바탕이 됐던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이 지금 이 시대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연 평균 3.8%로 끌어올리고 실업률을 7%대에서 5%대로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은 시장 개입과 규제 혹은 복지정책이 아니었다.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부문의 창의와 혁신을 유도하고 복지정책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개인의 자립 의지를 북돋운 것이 엉망이던 경제를 되살린 비결이었다.

최근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각종 반시장적 조치들을 친서민 정책으로 포장해 남발하고 있다.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며 동네 식당의 자장면 값까지 통제하려 들고,정치권은 재정 여건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상복지와 반값 등록금 등을 외친다.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복지정책이 가능하고 서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는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는 능력 이상의 복지정책을 시행한 결과 국가 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데 따른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도 그리스처럼 국가 부도 상황을 맞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4~5면에서 레이건과 대처가 어떻게 선진국 병을 고쳤는지,신자유주의는 역사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정립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