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호 특집 Cover Story
[Cover Story] 변하지 않는 진실··· “기업은 국력이다”
여당,야당을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한창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와 같은 대기업을 압박하기만 하면 곧바로 서민 삶이 개선되고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처럼 대기업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은 법인세율을 낮춰주겠다는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엔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에 미온적인 이유를 직접 따지겠다며 전경련 회장 등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계가 국경 없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정치권의 이 같은 대기업 때리기는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아 지속 성장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까닭에 오히려 기업 지원에 열성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공장부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세금을 깎아주며,고용인력에 대한 인건비까지 일부 보조하는 경우도 흔하다.

21세기 한 나라의 국력은 군함과 전투기 숫자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수로 판가름난다.

때문에 각국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기업이 크지 못하는 나라는 결코 번영을 누릴 수도,복지정책을 지속할 수도 없다.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세계가 주목하는 강소국(强小國)으로 등장한 것은 정보기술(IT)업체인 노키아의 성장과 궤도를 같이한다.

노키아는 수 년 전만 해도 핀란드 수출의 25%,연구 · 개발의 35%,법인세 징세액의 2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하지만 최근 애플 아이폰에 밀려 노키아가 휘청거리면서 핀란드 국민 수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올봄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4만명 감원을 결정했다.

1918년 창립된 마쓰시타전기가 모태인 파나소닉은 '종신고용' 문화를 대변하는 회사였지만 삼성전자,LG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실업자를 쏟아낼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렸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들도 전 세계를 무대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업이 커야 세금도 더 걷히고 일자리도 더 만들 수 있다. 그래야 복지 수요를 충당할 재원도 확보된다.

여야 정치권은 혁신과 도전을 통해 세계시장을 주도해가는 기업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을 북돋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4,5면에서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에 문제는 없는지,그리고 한국 경제를 키운 대표적 기업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김수언 한국경제신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