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내달 1일 발효
[Cover Story] FTA 경제학··· 삶의 질이 달라진다
다음달부터는 유럽산 와인의 국내 판매가격이 평균 10% 이상 싸진다.

또 장기적으로 벤츠나 BMW 등 자동차의 판매가격도 인하된다.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달 1일 발효되면서 교역 상품에 물리는 관세가 낮아지거나 아예 없어지기 때문이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도 인하돼 우리 기업들이 유럽 수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TA는 말 그대로 서로 시장을 개방해 무역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다.

협정을 맺은 두 나라(지역)는 상대방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낮은 수입관세를 물리거나 아예 관세를 매기지 않는 혜택을 준다.

이렇게 되면 두 나라 간 교역은 늘어나고 소비자들은 보다 질 좋은 제품을 싼 값에 살 수 있게 된다.

기업으로서도 시장이 크게 넓어지는 효과를 갖게 된다.

국내 시장이 좁은 대한민국은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과 무역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수출과 수입을 더한 한 해 무역 규모가 무려 9000억달러(2010년 기준)에 이르는 세계 9위 무역대국이다.

그래서 수출을 늘리고 무역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FTA는 우리에겐 필수적인 생존전략과 다름없다.

세계 각국은 FTA 짝짓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발효 중인 FTA는 총 194건에 달한다.

전 세계 교역량의 60%가량이 FTA 등 양자(兩者 · 두 나라) 간 협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를 아우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포함해 15건을 체결했으며 싱가포르(14건),인도(12건),일본(11건),중국(8건) 등이다.

우리나라도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등 국가 수로는 모두 16개국과 FTA가 발효된 상태다. 내달 1일에는 발효되는 EU의 27개 회원국을 더하면 총 43개국이다.

미국 페루와는 정부 간 협상이 타결된 상태로 연내 양국 의회 비준을 거쳐 공식 발효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FTA 체결이 늘어난 것은 세계 대부분 국가가 동시에 수입장벽을 낮추는 다자(여러 나라) 간 무역협상이 각국 간 이해관계가 달라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은 성장을 촉진시키고 자원배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든다.

결코 선진국에만 이익이고 후진국은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4,5면에서 자유무역이 어떻게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지,FTA를 체결한 후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세계화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아보자.

이정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