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양심 무너지는 사회… 돈과 행복의 함수는?


#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비롯해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특히 금감원은 고위 간부는 물론 팀장급까지 금품을 받고 검사를 무마해주거나 퇴출을 막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적발됐다.

박상욱(대전 시티즌) 성경모(광주FC 골키퍼) 김동희(전 경남FC 선수) 등 10명에 가까운 K리그 출신 선수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브로커로부터 1억원가량을 받고 승부를 조작하고 스포츠 복권에 큰 돈을 걸어 부당이득을 챙기기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승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종관 선수(서울 유나이티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축구계에서는 "지금까지 밝혀진 승부조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며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조작에 연루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 고려대 의대 남학생 3명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6년 동안 함께 공부해온 동기 여학생과 경기도 가평의 한 민박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여학생이 잠들자 옷을 벗기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잇따라 벌어진 추악한 사건들이다.

사건 당사자들이 엘리트 관료,금융감독당국 임직원,프로축구 선수,명문대 의대생들이어서 더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돈의 유혹에 휩쓸려 본분을 잊은 채 비리를 저지르고,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승부를 조작했다.

인간의 몸을 가장 소중하게 다뤄야 할 예비 의사들이 동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다들 도덕불감증에 걸려 있다.

양심도 없다. 신뢰는 사라졌다. 앞으로 K리그 축구경기를 볼 때 축구 그대로의 승부를 즐길 수 있을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의심의 눈길부터 보내지 않을까.

의사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내 몸을 진료에 맡길 수 있을까.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며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민주주의와 사회적 복지,건전한 공동체를 위한 필수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신뢰와 양심을 잃고 돈의 노예가 된 사람이 있는 반면 거액의 재산을 기부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4,5면에서 돈의 두 얼굴과 한국에서 사회적 신뢰수준이 낮은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또 사회적 신뢰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공부해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