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가 부도로 치닫나 … 유럽재정위기는 '진행형'


☞ 위기의‘PIGS’국가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그리스, 국가 부도로 치닫나 … 유럽재정위기는 '진행형'
주식은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투자 리스크(위험) 또한 크다.

그래서 주식 투자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보수적인 투자자들이라면 보통 펀드에 든다.

펀드는 전문가들이 좋은 주식을 골라 투자해 수익금을 나눠주는 구조다.

하지만 펀드도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돈을 굴려주는 대가로 내는 비용(수수료)이 적지 않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현금으로 되찾을려할 때 일정한 제한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게 바로 ETF(Exchange Traded Funds · 상장지수펀드)다.

ETF는 펀드이면서도 증시에 상장돼 거래된다. 그래서 돈이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또 수수료는 일반 펀드보다 싸다. ETF의 수익률은 ETF가 어떤 주식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가령 유가증권시장의 200개 우량종목(코스피200)에 투자하는 '코덱스200(KODEX 200)'의 경우 200개 종목의 주가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코스피200의 주가지수가 5월 한 달간 5% 올랐다면 코덱스200의 가격(주가)도 5% 오른다.

ETF엔 다양한 상품이 있다.

크게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ETF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ETF △원유 금 구리 곡물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원자재 ETF △미 달러선물 등에 투자하는 통화 ETF로 나뉜다.

주식형 ETF는 다시 △수익률이 지수 등락에 따라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와 유사한 ETF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 △수익이나 손실률이 증시 변동폭을 훨씬 뛰어넘게 설계된 레버리지 ETF △자동차 은행 반도체 등 특정업종 주식에 투자하는 ETF △삼성 LG 현대차 등 특정 그룹주에 투자하는 ETF △중국 브라질 일본 등 특정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ETF △중소형주 고배당주 등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ETF 등이 있다.

ETF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다.

국내에서 ETF가 첫 선을 보인 2002년만에도 ETF 상품수는 2개에 그쳤으나 지금은 94개로 늘었다.

증시에서 거래되는 ETF의 시가총액(발행주식수에 주가를 곱한 것)은 같은 기간 5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매년 40% 이상 성장했다.

올 들어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ETF에 순유입됐다.

미국에서도 전체 펀드 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순자산 기준)에 이를 정도로 ETF가 인기가 높다.

외국에서도 '아이셰어즈(iShares) MSCI한국지수펀드' 같은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가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이 펀드로 6억900만달러가 유입되면서 펀드 총자산이 54억달러로 불어난 상태다.

ETF는 건전한 자본시장을 키우는데 기여하지만 때론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원자재 ETF에 몰린 막대한 자금이 원유나 금 은 등에 투자되고 이게 원자재의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키는 게 대표적 사례다.


증시에 상장 돼 거래되는 펀드도 있네!

☞ ETF(상장지수펀드)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그리스, 국가 부도로 치닫나 … 유럽재정위기는 '진행형'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멀고도 험한 법이다.

2009년 10월 그리스에서 처음 불거진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한때 잘 해결되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악화돼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U와 IMF로부터 1100억유로(1유로=약 1.4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경우 구제금융만으론 재정위기를 해결할 수 없어 결국엔 국가부도(디폴트)를 선언하고 채무재조정(탕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단일통화(유로화)로 하나의 공동체(유럽합중국)를 만들려는 유럽의 오랜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남유럽의 재정위기는 대규모 재정적자 시인→구제금융 신청→국가부도설 등 단계별로 확대되고 있으며 대상국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PIGS(돼지들)'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4개국의 머릿글자를 따 만든 말이다.

'I'에는 이탈리아와 함께 아일랜드가 포함되기도 한다. 이들 국가의 재정적자는 위험수위다.

그리스의 경우 2009년 362억유로(GDP 대비 15.4%),2010년 219억유로(9.4%)의 재정적자를 냈다.

국가부채는 2009년 GDP(국내총생산)의 126.8%,2010년 142.5%에 달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GDP 대비 32.3%,국가부채는 GDP 대비 100% 수준에 육박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2010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비율이 각각 6.8% 83.3%,7.7% 60.1%에 이른다.

이처럼 빚이 많아지면서 그리스(1100억유로)와 아일랜드(850억유로),포르투갈(780억유로)은 이미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상태다.

PIGS는 왜 위기를 맞게 된 것일까.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급증 △취약한 재정구조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낮은 산업경쟁력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등 여러 이유가 꼽히지만 근본적으론 씀씀이가 버는 것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흥청망청했다는 얘기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대표되는 유럽식 복지모델의 종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 국민들은 은퇴 후 직장 재직때 받던 평균임금의 95%를 연금으로 받았다.

스페인은 76%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30~40년의 연금을 부은 후 60세 넘어 40% 수준을 받게 되는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다.

연금의 적자분은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줬고 이게 오랜 세월에 걸쳐 나라 빚으로 쌓인 것이다.

그리스 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전염될 경우 세계경제는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은 경제 규모에서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모두 합친 것의 두 배다.

당장 그리스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그리스에 돈을 빌려주거나 국채에 투자한 글로벌 금융사들로선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대형 금융사들의 경영이 부실해지고 이들의 대출회수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다.

PIGS 국가가 발행한 채권(국채)의 값이 급락하고(수익률은 급등),유로화 가치도 떨어지는 건 시장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라는 걸 반영한다.

그리스의 만기 10년짜리 국채의 금리는 무려 연 17%에 이른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끝을 맺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