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승장구하는 한국가요 기획사

[Cover Story] 유튜브 타고 세계 人을 사로잡은 KPOP
지난해 아시아권에서 K팝 인기가 치솟으면서 국내 3대 가요 기획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SM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0% 증가한 864억원,순익은 495% 늘어난 21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60% 안팎이 해외에서 이뤄졌다.

YG 매출도 전년 대비 25% 증가한 447억원,순이익은 236% 불어난 97억원에 달했다.

미국 진출을 위한 투자로 3년 연속 적자에 빠졌던 JYP는 9억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216억원에 이르렀다.

이수만 회장이 이끄는 SM은 소속가수인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강타 등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아시아에서 맹활약했다.

양현석이 수장으로 빅뱅 2NE1 세븐 거미 등을 거느린 YG,박진영이 2PM 원더걸스 미쓰에이 등을 키워낸 JYP도 국내외 시장을 공략했다.

슈퍼주니어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순회 공연을 펼쳤다.

동방신기가 예전에 일본에서 내놨던 앨범의 로열티 수입도 증가했다.

소녀시대의 아시아 공연 수입과 컬러링 및 벨소리 등 디지털 음원 매출도 급증했다.

빅뱅의 태양은 아이튠즈 차트에서 미국과 캐나다 R&B,소울 부문 1,2위에 각각 올랐다.

지드래곤과 탑은 힙합차트 1위에 랭크됐다. 미쓰에이의 배드걸 굿걸은 지난해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활동을 개시한 원더걸스는 '노바디'로 중국 최대 인터넷사이트 큐큐닷컴에서 최고의 한국 음반으로 선정됐다.

원더걸스는 일본에서도 소니뮤직과 음반 유통 및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지난해 말 뮤직비디오 DVD 4만5000장을 팔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서양의 팝을 세련되게 변형

세계인들을 사로잡는 한류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는 융합력이 꼽힌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르는 미국의 팝으로 일컬어지는데,우리 가요는 팝을 동양적으로 세련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일반인들이 따라하기 쉽도록 반복적인 멜로디와 가사에다 춤까지 곁들여 선사한다.

K팝을 부르는 아이돌그룹은 가요 기획사들이 3~6년간 철저한 훈련으로 빚어낸 상품이다.

주요 기획사들은 가수들에게 춤과 노래,연기 등을 맹훈련시켜 '완성품' 상태로 시장에 내놓았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그룹을 조합하고 음악과 안무 등을 전략적으로 트레이닝시킨 것이다.

이것이 한국 아이돌그룹이 세계 각국에서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다. 일본 아이돌그룹은 데뷔 초기 미숙하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간다. 또 J팝(일본 가요)은 자국 시장을 겨냥해 안무보다 가사를 중시한다.

SM과 JYP,YG 등은 음악 외에도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트레이닝을 시킨다.

수십 가지 커리큘럼으로 세분화해 비보이댄스,아크로바틱,심리상담 등도 교육한다.

JYP는 학업성적이 일정 수준을 못 넘으면 퇴출시키는 학사관리도 시행한다.

오디션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공개적으로 갖는다.

SM에서 트레이닝 중인 30명의 준비생 가운데 10여명은 외국인이다.

f(x)의 빅토리아와 엠버,미쓰에이의 지아와 페이는 중국인이다.

JYP 소속인 2PM의 멤버 닉쿤은 태국인이다.

트레이닝 시스템은 미국에서도 성공사례로 인정받았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직접 가수들을 육성하는 현지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유재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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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한류는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 준 선물 "

[Cover Story] 유튜브 타고 세계 人을 사로잡은 KPOP
한류를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 유럽 대륙으로까지 확산시킨 또 다른 주인공은 소셜미디어다.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류 콘텐츠가 순식간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K팝 가수들이 한 번도 공연하지 않았던 파리에서 한류 팬들이 생겨난 것은 이런 소셜미디어 덕분이다.

이는 기획사들에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에서 데뷔한 후 정상에 오르기까지 보아는 5년,동방신기는 4년 걸렸지만 소녀시대는 단 하루면 충분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현지 스태프를 섭외하고 프로모션 등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졌다.

국내 기획사들은 유튜브에 전용 채널을 운영하면서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령 유튜브의 소녀시대 뮤직비디오 '지' 조회 수는 4000만여건에 이른다.

지역도 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를 아우른다. 트위터에서도 전 세계 팬들이 한국 가수를 '팔로어'하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동해 최시원 김희철,JYJ의 김재중 김준수,2AM의 조권 등의 팔로어는 각각 2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영어로 해외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만든 팀 'GD&TOP'이 지난해 말 서울에서 가진 새 앨범 쇼케이스는 유튜브로 생중계돼 39만여명이 동시에 시청했다.

가수들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후 해외로 진출하는 게 아니라 국내외 활동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친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매니지먼트사들이 유튜브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짜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신(新)한류는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준 선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