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줄줄 새는 개인 정보… '빅브라더'를 경계하라!
스마트폰 사용자 80만명의 위치정보를 몰래 빼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빼간 3개 광고대행사 대표가 경찰에 입건됐다.

세계적으론 소니의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 네트워크에 해커가 침입,이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이용한 750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간 사건도 일어났다.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해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럴까. 현대캐피탈과 농협중앙회 전산망이 해킹을 당해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고 거래정보가 삭제된 사건이 일어난 지 채 한 달도 안됐는데 대형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도 불안하고,금융거래자도 불안하다.

언제 자신의 개인정보가 새어 나갈지,새어 나간 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 알 수 없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빼간 광고대행사들은 이 정보를 활용해 지역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문제는 본인 몰래 위치정보가 빠져 나갔으며,이 정보를 악용하면 폰 사용자들의 이동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치정보는 폰을 꺼둔 상태에서도 유출됐다.

정보를 빼가는 기능을 갖춘 앱은 무려 1451개나 됐다. 이런 식이라면 어떤 앱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해킹 사고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다.

7500만명의 개인정보와 아이디,패스워드가 빠져 나갔고,신용카드 정보까지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네트워크를 통해 소니 게임을 이용했던 20만여명이 피해를 당했다.

소니처럼 거대 기업 네트워크까지 뚫리는 판이라면 과연 어떤 기업을 믿고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파악해 암호화하지도 않고 폰에 장기간 저장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이 위치정보는 폰을 컴퓨터에 연결해 동기화하면 컴퓨터에도 저장된다.

아이폰을 분실하거나 컴퓨터가 해커 손에 넘어간다면 이 위치정보를 입수해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널려 있다. 사방에 개인정보가 둥둥 떠다닌다고 할 정도다.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여기저기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주민번호까지 써 넣어야 하는 곳도 많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가는 곳마다 CCTV가 얼굴을 찍어댄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위치가 노출되고,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구매정보가 누군가에게 흘러간다.

페이스북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개인정보를 이렇게 노출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조차 든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6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싸이월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페이스북에서는 친구들을 추천해 준다.

가입할 때 입력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추천해 주는데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페이스북에서는 각자의 친구들이 모두 공개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 정보를 누군가 악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해커나 기업이 악용할 수도 있고 국가가 악용할 수도 있다.

국가가 국민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면 조지 오웰이 소설 '1984년'에서 묘사한 '빅브라더'의 세상이 될 수 있다.

4,5면에서 기술진보에 따른 개인정보 수집 논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김광현 한국경제신문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