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경제의 미래, 인구 속에 답이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선진 세계는 전례없는 인구 통계적 나락으로 떨어질 상황에 놓여 있다.

베이비 붐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근로자 집단이 생산 활동에서 은퇴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출산율의 저하와 은퇴 인구의 급증에 따른) 이러한 지각변동은 진정한 21세기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회고록 '격동의 시대'중)

그린스펀이 지적한 것처럼 인구 문제는 21세기 지구촌이 맞닥뜨린 가장 큰 과제다.

급격한 출산율의 저하와 2차 세계 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늘어난 수명 등은 한 나라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한민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건과 영양이 더 좋아지면서 205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3.5세에 이르고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38.2%로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65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14% 이상은 고령사회,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 데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노인인구 비율의 급증은 출산율이 낮은 데서도 연유한다.

여성 1명이 임신 가능한 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는 2009년 기준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1990년대만해도 1.5~1.6명이었으나 육아 부담과 과도한 사교육비 때문에 급격하게 줄었다.

이에 따라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실업률을 계산할 때 군인,재소자를 제외한 15세 이상을 생산가능인구 또는 생산활동가능인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비공식용어다.

통계청이 사용하는 생산가능인구는 15~64세가 대상이다. 2015년 전체 인구의 73.4%로 정점에 이른 후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성장률의 둔화와 소득의 정체를 가져올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연평균 3.4%에서 2020년대 2.0%,2030년대 1.2%로 낮아지고 2040년대엔 0.8%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노인 인구가 1% 늘어나면 1인당 실질 GDP도 0.04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노령인구의 급증은 건강보험이나 실업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 등 사회 안전망 마련에 필요한 자금 수요를 늘려 나라 살림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하지만 고령화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선보이고 실버 관련 새로운 시장이 확대되는 등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한국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이지만 향후 5년 동안은 인구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맞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가 얘기했듯 미래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다른 사회가 될 것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구와 경제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노령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