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부채에 물리는 일종의 부담금, 과도한 차입 규제가 목적

신문을 보면 매일 새로운 경제용어가 쏟아집니다.

정부 정책이나 경제흐름의 변화,새로운 기술의 탄생 등에 따른 것이 대부분입니다.

시사 경제용어를 잘 이해하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뭐가 이슈인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이 이번주부터 신문 지면의 주요 기사에 자주 등장한 경제 용어를 쉽게 풀어줌으로써 한 주의 경제흐름을 짚어줍니다.

경제이해력 시험 '테샛'에 자주 출제되는 시사경제 문제를 푸는데도 귀중한 공부 자료가 될 것입니다.

⊙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은행세는 왜 물리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조기 종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것도 연방은행 총재들의 주장이다.

경기회복 양상이 뚜렷해짐에 따라 양적완화로 풀린 과잉 유동성(달러)이 심각한 인플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의 경제(회복) 상황이 꽤 좋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할지 여부를 검토해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3월28일 한국경제신문)>>

☞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취한 정책은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금리를 낮추고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것이고(금융통화정책),또다른 하나는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것(재정정책)이 그것이다.

둘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총수요를 확충해 보자는 게 목표다.

이처럼 경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때 정부가 개입해 이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경제안정화정책(economic stabilization policy)이라고 한다.

보통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시중은행과 국공채를 사고 파는 방법(공개시장조작),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이율(재할인율)의 조정,예금 반환에 대비해 은행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할 현금 비율(지급준비율)의 조정 등을 통해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한다.

양적완화 정책은 이런 전통적인 통화조절수단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때 동원되는 특단의 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직접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주로 국공채를 사들이는 방식이 사용된다.

미국은 2009년 3월 1조7000억달러에 이어 2010년 11월 약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세계경제에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달러 약세다. 달러 공급이 넘쳐남에 따라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미국과 신흥국간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불균형은 국가간,지역간 거대한 무역 불균형을 뜻하는 용어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하나는 인플레이션 우려다. 달러는 세계가 쓰는 기축통화다.

세계 대부분의 거래가 달러를 활용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나 금,구리,옥수수 등 실물 상품의 가격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물가가 불안한 것도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급증한데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FOMC의 일부 위원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이제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서다. 경기가 양적완화를 지속할 정도로 최악은 벗어났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미 국채를 **억달러 어치나 보유하고 있는 중국도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적완화 정책이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은행세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은행세는 왜 물리지?
<<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매기는 거시건전성부담금(은행세)이 8월부터 만기를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눠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도입하는 내용의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내달 임시국회를 통과되면 부담금 부과요율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운용 방법 등을 규정한 법 시행령 개정안 마련에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시행령 개정안에서 부과요율을 만기별로 4단계로 나눠 단기(1년 이하)20bp(1bp=0.01%포인트),중기(1~3년) 10bp,장기(3~5년) 5bp,초장기(5년 이상) 2bp 등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3월29일 연합뉴스)>>

☞ 은행세는 엄밀히 말해 세금(Bank Tax)이 아니라 일종의 부담금(Bank Fee,Bank Levy)이다.

따라서 부과 대상이 이익이 아니라 부채다.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 공격적으로 고수익-고위험 투자함으로써 회사를 부실하게 만들고 이게 다시 전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걸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2010년1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위기를 초래한 대형 은행들에 대해 책임비용을 물리겠다고 선언하면서 부각돼 일명 '오바마세'라고도 불린다.

은행세가 도입되면 금융회사들이 외부로부터 돈을 빌리는 비용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은행 부채가 늘어나는 걸 막을 수 있고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은행세 부과로 거둬들인 자금은 금융위기가 다시 재발할 경우 구조조정 자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은행세 부과대상은 은행 18개(국책은행 5개,시중은행 7개,지방은행 6개)와 외국은행 국내지점 37개,정책금융공사 등 모두 56개 다.

내년 4월부터 1년에 한차례 부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간 수입이 2억1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엔 캐리 트레이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중앙은행들이 수십억달러 상당의 엔화를 매도하면서 투기세력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것은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지난주 G7(선진 7개국)이 공동 개입에 나서기 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였던 달러당 76.25엔 선까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UBS은행의 만수르 모히-우딘 글로벌 외환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을 제외한 다른 중앙은행들이 긴축 통화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은 지진 사태에 대처하고 엔화 상승세를 제어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엔 캐리트레이드가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24일자 파이낸셜타임스)

☞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는 저금리 국가의 자금을 빌려(캐리)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트레이드)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일본에서 엔화 자금을 연 1%의 조건으로 빌려 1년 만기 금리가 연 4%대인 한국의 채권에 투자하면 돈을 바꾸면서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할 경우 연 3%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캐리 대상이 되는 자금은 엔화외에도 역시 금리가 낮은 미국 달러화,유럽의 유로화 등이다.

주요 투자 대상국은 러시아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한국 등 금리가 높고 투자가 자유로운 나라들이다.

캐리 투자자들중에는 금융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외에 개인 투자자들도 많은데 엔 캐리의 경우 일본인 이름 가운데 흔한 와타나베를 따 와타나베 부인,달러 캐리는 스미스 부인,유로 캐리는 소피아 부인으로 부른다.

캐리 트레이드는 두나라의 금리차외에 환율에 따라서도 수익이 달라진다. 투자 대상국의 화폐가치가 상승(환율 하락) 추세일 경우 투자자들은 외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일본 동북 지방의 대지진으로 일본 경제가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일본 돈(엔화)의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외국으로 투자됐던 자금들이 지진복구 자금 수요로 일본내로 돌아오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이게 바로 '엔 캐리의 청산'이다.

이같은 엔화 가치의 고공행진은 G7 재무장관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엔화 가치 약세를 위해 시장에 공동 개입키로 함에 따라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1985년 G5 국가들이 엔화 강세를 위해 시장에 공동으로 개입키로 합의한 플라자합의때와는 정반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의 중앙은행(일본은행)이 초저금리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엔 캐리가 조만간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급격히 위축됐으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활발해지는 추세다.

단기투기자본(핫머니) 성격이 강해 세계 금융시장의 교란 요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