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국민들 울리는 '세계의 독재자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 민주화 바람이 거세다.

지난달 튀니지에서 불기 시작한 반정부 시위의 바람은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을 축출시킨 '재스민 혁명'으로 이어졌으며 알제리 요르단 등 중동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는 중이다.

1981년 이후 30년 동안 장기 집권해온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운명은 퇴진을 외치는 반정부 시위대의 기세로 풍전등화 신세다.

이번 사태는 오랜 독재로 사회 병폐가 심화한 상황에서 생계 위협에 내몰린 국민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독재자를 몰아내는 전형적인 사례다.

장기 독재가 부패를 낳고,그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커져 독재자의 몰락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튀니지와 이집트 등에서는 권위주의적 정권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부패와 억압이 국민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했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은 23년,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무려 30년을 집권했다.

이런 장기 독재는 사회 계층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소수만을 갈수록 부자로 만들고,대다수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게 하는 불평등을 키웠다.

이렇게 불공정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태에서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독재자를 향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독재 정권의 정보 통제력을 무색하게 만들어 시위를 빠르게 확산시켰다.

튀니지 혁명의 기폭제는 한 소도시에서 일어난 청년 노점상의 분신이었다.

무허가로 청과물 노점상을 하던 모하메드 부아지지(26)라는 청년이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청과물 등을 모두 빼앗긴 후 민원을 해도 소용이 없자 시청 청사 앞에서 휘발유를 온 몸에 붓고 분신했다.

그의 분신은 장기 독재 속에 만성적인 실업과 고물가에 시달려왔던 주민들의 억눌린 심정을 폭발시켰다.

이집트는 무바라크 재임 동안 급격히 커진 빈부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이집트는 최근 연 5~7%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12.1%(2010년 기준)에 달하고,실제 실업률이 20%(공식 실업률은 9.6%)를 웃돌아 대다수 국민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이 상당했다.

국민 8000만명 중 40%가 하루 2달러로 연명할 정도다.

중동 지역 외에도 아직 독재자가 군림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 김정일 정권은 경제난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데도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 개인 숭배는 물론 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 독재가 국민들의 고통을 키워 독재자의 몰락으로 귀결되는 것은 북한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중동 · 아프리카에 불어닥친 민주화 바람과 세계의 독재자들에 대해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