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경기 전망,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국내총생산(GDP) 5% 증가,소비자물가 3% 상승,경상수지 160억달러 흑자.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2011년 한국 경제의 대략적인 모습이다.

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이 6.1%였던 지난해 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올해도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연 평균 4~5%대의 성장을 지속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각각 2.3%와 0.2% 성장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경기 회복 속도가 워낙 빨랐던 탓에 올해 성장률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5% 안팎의 성장률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전 평균 수준은 된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대로 경제가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은행(한은)과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정부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4.5%로 예상했고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2%를 제시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성장률 전망은 이보다 더 낮아 삼성경제연구소는 3.8%, LG경제연구원은 4.0%를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도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각각 4.5%,4.3%를 제시하고 있다.

각 기관들이 이처럼 엇갈린 예측을 내놓는 것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외 요인과 생산 투자 소비 등 경제 각 부문의 흐름에 대한 판단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국내 소비와 투자도 늘어나는 등 내수 경기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 회복세가 약해져 한국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금리 인상으로 가계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는 때로 예측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들은 최대한 많은 변수를 고려해 성장률을 전망하고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그런 전망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내리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 일도 많아 '예측은 틀리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2008년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가 예년과 비슷하게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 해 한국 경제는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거듭한 끝에 2.3% 성장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부실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경제 흐름을 진단하고 예상하며, 수많은 변수를 따져 예측을 하는 데도 전망이 빗나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