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FTA 마침내 타결
[Cover Story] 자유무역은 인류를 번영으로 이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와 미국은 앞으로 자동차 축산물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관세 등 무역장벽을 철폐하게 돼 무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 · 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은 2007년 6월 1차 타결 이후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해 지지부진하다 최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재협상한 끝에 도출해낸 결실이다.

두 나라가 처음 협상을 시작한 2006년부터 따지면 4년6개월이 걸린 셈이다.

이번 재협상에서 한국은 자동차에서 일부 양보하는 대신 축산물과 제약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받아냈다.

한국산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미국의 관세 철폐 유예기간이 배기량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4년간 연장돼 국내 자동차업계는 불리해진 반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 철폐시한을 1차 협상 때보다 2년간 연장해 국내 양돈업계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또 복제약 제조 · 판매 규제 시기가 당초 FTA 발효 이후 1년6개월에서 3년으로 늘어나 국내 제약업체들도 유리해졌다.

한 · 미 FTA는 두 나라 국회(의회)의 비준을 거쳐 2012년 1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FTA는 상품과 서비스,투자를 가로막는 세금(관세 장벽)이나 제도적 · 관행적 장애물(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두 나라 간 교역을 늘리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목적이 있다.

한 · 미 FTA가 발효되면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10년간 매년 0.6%씩 늘어날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전망했다.

우리나라 GDP가 현재 1000조원 정도이므로 무역 증대로 매년 국민소득이 6조원가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또 수입품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자 이득,외국인의 대한(對韓) 투자 증가에 힘입은 일자리 창출(매년 3만4000개) 등 한국이 얻게 될 총 이익을 36조4200억원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철폐 시한을 늦춤으로써 한 · 미 간에 원래 합의했던 협상안에 비해 4조4200억원이 손해인 굴욕적 퍼주기"라며 국회에서 비준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FTA는 두 나라 모두에 이득을 가져다주며 누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지를 두고 협상을 하는 '주고 받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FTA를 체결하는 국가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자유무역은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고 인류를 번영으로 이끈다. 서로 거래를 함으로써 사람들은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가장 싼 값에 살 수 있다.

또 각 나라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비교우위 분야)에 특화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만 해도 세계 각국이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율은 평균 20~30%에 달했다.

그후 50년에 걸쳐 관세율이 5%대로 낮아지자 GDP는 연평균 3.9% 늘었다. 이번 한 · 미 FTA 재협상 완료로 한국은 미국 EU(유럽연합)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주요국과 모두 FTA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한 · 미 FTA 재협상의 구체적 내용과 자유무역의 효과에 대해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