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원 원장 밝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 관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김성열 원장은 "EBS 수능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이 70%를 웃돌았는데도 수능시험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제의도와 달리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험생들에게 EBS만 공부하면 된다는 식으로 메시지가 잘못 전달된 것 같아 당혹스럽다"며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한 학생은 어렵게 느끼고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수험생들은 수능이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BS 교재와 강의 내용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연계율을 70%로 높인다는 방침이 발표됐기 때문에 교재와 강의가 따라가지 못한 면이 있다"며 "EBS와 수능시험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곽덕훈 EBS 사장과 협의,문제풀이 위주인 EBS 교재와 강의 내용을 기본 원리와 개념에 대한 심화학습,해설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언어영역 46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논란에 대해 "문항의 보기에 있는 금리가 시중금리를 뜻하는 것인데 이를 채권수익률로 오해했기 때문에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견해가 있다"며 "최종 정답은 공식적인 심사과정을 거쳐봐야 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어(영어) 영역의 유사문제 논란에 대해서는 "영어문제 지문은 시중 참고서를 보고 만드는 게 아니라 외국 서적을 갖다놓고 지문을 뽑아내 재구성한다"며 "특정 학원 교재와 비슷하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

김 원장은 잘부러지는 '불량 샤프심' 문제와 관련,"내년에는 수험생들에게 필기구를 지급할지 여부를 비롯해 볼펜이나 연필을 제공하는 방법 등을 모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2004년 수능시험 때 필기구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된 이후 시험 당일 모든 수험생에게 샤프 한 자루씩을 일괄 지급하고 있다.

이건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leekh@hankyung.com

-이번 수능은 결국 난이도를 조절하지 못해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다음 시험에는 난이도 조정이 잘돼 입시에 혼란이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