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로봇분야 세계3大강국 이끌 전문 인력 키운다”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22>-로봇공학과
'센토(Centaur),롭헤즈(ROBHAZ),휴보(HUBO)….'

한국의 로봇공학자들이 개발한 대표적인 로봇이다.

센토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994년부터 5년간 8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개발했다.

국내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 humanoid)의 시초로 꼽힌다.

센토는 사람의 상반신과 말의 하반신을 결합한 모습으로 키 160㎝,무게 150㎏이다. 음성인식이 가능하고 2개의 카메라 눈을 가지고 있으며 3개의 손가락으로 물건을 잡을 수도 있다.

롭헤즈는 KIST와 유진로보틱스 등이 2004년 공동 개발했다.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해 폭발물을 탐지 · 제거하거나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것과 같은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투입돼 활약하기도 했다. 휴보는 2004년 KAIST가 개발했다.

키 120㎝,무게 55㎏이고,35㎝의 보폭으로 1분에 65걸음(시속 1.25㎞)을 걸을 수 있다.

41개의 전동기(모터)를 갖고 있어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으며,따로 움직이는 손가락으로 '가위 바위 보'도 할 수 있다.

인간과 블루스도 출 수 있으며,손목에 실리는 힘을 감지해 악수할 때 적당한 힘으로 손을 아래 위로 흔든다. 로봇공학을 전공하면,이런 로봇을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로봇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 로봇의 역사…그리스 신화에도 등장

로봇공학의 연구 대상인 로봇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로봇은 여러 신화에도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의 청동거인 '탈로스'가 한 예다.

이 거인은 사람 대신 크레타 섬을 순찰하며 수상한 배가 오면 침몰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로봇'(robot)이라는 말은 체코 작가 카렐 차펙이 1920년에 쓴 희곡 '로섬의 만능 로봇'(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유래됐다.

이 희곡의 줄거리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주기 위해 개발된 '로보타'(Robota)가 인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하다가 결국은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 이후로 많은 영화와 소설에 로봇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로봇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1961년 개발된 자동차 공장용 로봇팔 '유니메이트'는 현대 로봇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로봇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조셉 엥겔버거 박사는 대학 재학 시절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소설에 매료돼 로봇공학 연구를 시작했고 마침내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유니메이션'이라는 회사를 창립해 GE IBM 등에 산업용 로봇을 공급했고,병원용 로봇 '헬프메이트'를 개발해 170여곳의 병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산업용 로봇은 1970년대에 급격히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 기술적 안정화 시기를 거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공장에는 수백대의 산업용 로봇들이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제 제조업에서 로봇을 제외하고는 산업 그 자체를 생각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199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로봇=산업용 로봇'이었으나,

1990년대에 들어서 로봇 기술은 산업용 로봇의 영역에서 깨어나 2000년을 기점으로 인간의 새로운 동반자로서의 시대를 서서히 열고 있다.

⊙ 교육 내용과 로봇공학과 개설 대학

로봇 관련 세부 기술은 무엇일까.

눈의 기능은 컴퓨터 시각 기술,팔과 다리의 기능은 기구 설계와 정밀 제어 기술,뇌의 기능은 인공지능 응용 기술,대화 기능은 음성인식과 학습 기술,협동 작업 기능은 다개체 제어 기술이 적용된다.

대학에서 배우는 로봇공학 개론은 각종 좌표 변환 이론,기구학,동역학,동작 계획 기술,제어 기술,센서 응용 기술,인공지능 개요,프로그래밍 기술 등을 다룬다.

개론에 이어 인간과 기계의 연계 기술,이동 로봇의 제어 및 운용 기술,고기능 시각 기술,지능형 동작 기술,실시간 제어 관련 기술,충돌 회피 기술,원격 제어 기술 등을 배우게 된다.

현재 로봇공학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동국대 광운대 조선대 인제대 군산대 동명대 경일대 호서대 목포대 목원대 등이다. 다른 이공계 학과에 비해 그 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전기전자공학과나 기계공학과,컴퓨터공학과,산업공학과에서도 로봇공학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대학은 많다.

따라서 그런 학과에 진학해서 자신의 세부 전공으로 로봇공학을 선택해 공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에선 로봇의 지능과 제어,기계공학에선 로봇의 설계와 제작을 다룬다.

일부 대학은 로봇공학 관련 실험실이나 연구실을 만들어 집중 육성하는 곳도 있다.

KAIST의 인간친화복지로봇시스템연구센터,마이크로로봇설계연구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 로봇공학 전공자 수요 갈수록 커져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22>-로봇공학과
미국의 세계미래학회(WFS)는 21세기 인류 사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10대 기술 중 하나로 지능형 로봇을 선정했다.

지난 100년간 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 기술로 로봇을 꼽은 것이다.

우리나라도 차세대 10대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로 지능형 로봇을 선정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로봇공학 기술 강국으로,산업용 로봇 보급 대수에선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다.

또 지능형 로봇 분야에선 세계 3대 강국을 목표로 대학 기업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강국이란 점과 각종 로봇대회에서 세계적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점 등에 힘입어 지능형 로봇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 진학해 로봇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로봇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로봇산업의 미래가 밝은 만큼 로봇공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봇 기술의 활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기업과 민간 연구소,정부출연연구소 등에 로봇공학 전공자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