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테샛' 성적 우수 학생은…
[Cover Story] 학교 생활기록부에 등재되며 수시 및 특기자 전형등에 활용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개발도상국(개도국) 가운데 경제 성장에 성공해 국민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 대표적인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2~3년 높은 성장률을 보이다가도 다시 경제가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한국은 지속적으로 고도 성장하는 데 성공한 예외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1962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남미의 과테말라와 비슷했다.

필리핀에 비해서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한국의 국민소득은 과테말라의 8배,필리핀의 9배에 달하고 있다.

1962년 이후 연평균 6.1%에 달하는 고속 성장이 소득격차를 벌려놓았다.

우리나라가 고속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얼까.

⊙인재 개발은 국가 경제발전의 기초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 배경으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기업가정신,국민의 근면성,정부의 리더십 등 많은 걸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한국인의 교육열이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정책연구실장은 "한국은 1950년대에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지만 제한된 재원을 기초교육 부문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경제 도약의 기초를 마련했다"며 "한국의 인적자원 개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여러나라를 다녀보면 나라마다 생활 수준이 다르다. 국가 간 소득 격차는 국민의 삶의 질 격차로 나타난다.

그런데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생산성이다. 생산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국민이 잘 사는 것이다.

생산성은 근로자 1인당 물적자본(기계나 장비)과 인적자본,자연자원(천연자원) 등에 의해 좌우되며 특히 중요한 게 인적자본이다. 인적자본은 근로자들이 교육,훈련,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지식과 기술을 말한다.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대학교육,그리고 성인 노동인구들이 현장 직업훈련을 통해 얻는 모든 기술이 포함된다.

⊙ 국가가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
[Cover Story] 학교 생활기록부에 등재되며 수시 및 특기자 전형등에 활용
이처럼 중요한 인적자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많은 일을 한다.

우수한 대학과 연구소를 키우고 직업훈련기관을 만들기도 한다.

자격증 제도도 그 가운데 하나다.

나라 경제의 발전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각종 자격증을 국가가 직접 제정하거나 민간이 시행하는 시험을 공인해 줌으로써 자기계발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격증엔 크게 국내 자격증과 국제 자격증이 있다.

국내 자격증은 대한민국 정부나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민간 기업이나 협회 등이 시행하는 것이며 국제 자격증은 외국 정부나 기관,단체,기업 등이 주관하는 것이다.

GARP(국제 재무위험관리협회)에서 시행하는 FRM(재무위험관리사),IBM이 주관하는 로터스(LOTUS)와 티볼리(Tivoli),휴렛팩커드(HP)가 시행하는 유닉스 시스템관리전문가(HP-UXP) 등이 바로 국제 자격증이다. 금융과 정보기술(IT) 분야의 자격증이 많다.

국내 자격증은 다시 △국가자격 △ 국가공인 민간자격 △민간자격 등 세가지로 나뉜다.

국가자격은 국가가 지정한 기관에서 시험 문제를 내고 자격증을 발행해준다.

대표적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각종 기사,산업기사,기능사 자격 등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워드프로세서,컴퓨터활용능력도 국가자격이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은 민간자격증 중에서 활용성 신뢰성 등이 일정 수준 이상인 자격증을 국가에서 공인한 자격증을 말한다.

'공인'이란 검정기준,검정과목,응시자격 등 검정 수준이 국가자격과 같거나 비슷한 민간 자격을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국가가 인정하는 행위를 뜻한다.

대한상의에서 시행하는 무역영어,산업기계정비사, 신용정보협회의 신용관리사 등이 국가공인자격이며 한국경제신문의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테샛도 여기에 해당한다.

민간자격은 협회나 단체 등 민간업체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으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거나 국가에서 공인해줄 수준이 되지 못하는 자격증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직업에 대한 자격을 증명해주는 게 대부분이다.

서울대의 TEPS(영어능력검정),한국금융연수원의 자산관리사 등이 민간자격이다.

현재 테샛외에 치러지는 유사 경제이해력시험도 모두 민간자격에 그치고 있다.

민간자격이 국가공인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가가 시험의 질과 효용성을 인정하는 것이니 공인기준은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자격에 관한 근거 법률인 자격기준법은

△자격제도 운영의 기본방향에 적합한 민간자격의 관리 · 운영능력을 갖출 것

△신청일 현재 1년 이상 시행된 것으로서 3회 이상의 검정실적이 있을 것

△관련 국가자격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민간자격의 검정기준,검정과목 및 응시자격 등 검정수준이 국가자격과 동일하거나 이에 상당하는 수준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민간자격 시행업체가 자격에 관한 업무를 대행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 등에 국가공인을 신청하면 직능원은 신청자격에 대한 조사 · 연구 결과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설치된 자격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하고 여기서 통과돼야 비로소 국가공인이 주어지게 된다.

자격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홈페이지(www.q-net.or.kr)를 참고하면 된다.

⊙ 국가공인자격엔 무슨 혜택이 있나

국가공인자격은 국가자격과 똑같은 우대가 주어진다.

자격기본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자격 및 공인자격 직무 분야에 관한 영업의 허가 · 인가 · 등록 또는 면허를 하거나 이익을 부여하는 경우에는 그 직무 분야의 국가자격 또는 공인자격을 취득한 자를 우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사업주는 근로자의 채용 · 승진 · 전보,그밖에 인사상의 조치를 하는 경우 해당 분야의 국가자격 또는 공인자격을 취득한 자를 우대할 수 있다'고 명문화했다.

이에 따라 테샛 우수등급 취득자는 국가자격 취득자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많은 우대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먼저 취업 및 전직 시에 자신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증명받을 수 있게 돼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채용,보수,승진에서 가산점을 받게 된다.

공신력이 커진 테샛을 승진이나 신입사원 · 인턴 채용 시 활용하는 민간기업도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연봉을 책정할 때 테샛 점수가 활용되는 사례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테샛 우수등급을 취득하면 기능대학을 비롯한 각종 공공 직업교육훈련기관과 전문대 입학 때 가산점이 주어진다.

대학 입시 면접시험에도 활용된다.

또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졸자의 경우에는 전문대 학점,전문대 졸업자는 대학 학점 인정이 가능해진다. 초 · 중 · 고교생 중 테샛 성적 우수자는 생활기록부에 등재되며 대학 수시모집과 특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반면 국가공인을 받지 못한 민간자격은 법적으로 우대조치가 보장되지 않는다.

관련 있는 민간 기업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임의적으로 채용 등에 가산점을 주게 된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