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2분기 GDP 일본 추월···글로벌 '빅2' 굳힐 듯
[Cover Story] '차이나 파워'에 흔들리는 일본···세계 2위 경제大國 자리 빼앗겨
중국은 일본과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7위에 그쳤던 중국의 경제규모는 2007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이어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오를 전망이다.

⊙ 중국,일본 제치고 경제규모 세계 2위로

중국은 지난 2분기 경제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3369억달러로 일본의 1조2883억달러를 넘어서 처음으로 분기 단위 GDP에서 일본을 추월했다.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은 1968년 옛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후 42년 만에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줬다"며 "세계 경제의 이정표와 같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GDP는 일본이 2조5871억달러로 중국의 2조5325억달러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그러나 현재까지 GDP 수치와 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준으로 추산할 때 올해 경제 규모에서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을 각각 10.5%,9.6%로 전망하며 글로벌 경제 '빅2' 구도에서 일본이 탈락하고 미국과 중국으로 굳혀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국은 5조7451억달러의 GDP를 기록해 일본(5조3909억달러)을 제칠 것"이라며 "향후 일본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자리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Cover Story] '차이나 파워'에 흔들리는 일본···세계 2위 경제大國 자리 빼앗겨
일본은 성장속도의 지속적인 둔화로 20년 후 3위 자리마저 인도에 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2030년 인도의 경제 규모가 세계 GDP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며,그 규모가 4위로 밀려난 일본의 2.2배,미국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 성장률 차이가 명암 갈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은 개혁 · 개방 이후 지난 30년간 연평균 9.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증가율이 10% 이상으로 더 가팔라졌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향후 성장속도 둔화가 예상되지만 △연간 10% 안팎의 경제성장률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 △막대한 무역흑자 △급성장하는 내수시장 등을 감안하면 10~20년 뒤에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군림했던 일본은 △성장 정체 △디플레이션 △엔화 강세(엔고) △천문학적 부채 등 4중고가 겹치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산업생산지표가 최근 4개월 연속 뒷걸음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19개월째 하락세를 보이며 물가 값이 떨어지는(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수요는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15년 만에 최고인 달러당 80엔대까지 치솟으며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으며,국가부채는 1000조엔을 넘어섰다.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수출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어 초래되는 '불균형 흑자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엔고 현상을 부르는 악순환도 재연되고 있다.

⊙ 중국,IMF 지분 순위도 3위로 껑충

세계 경제에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행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들이 지난달 IMF에서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내용의 개혁안에 합의함에 따라 중국은 IMF 쿼터(지분) 순위 3위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기준 GDP 세계 3위인 중국은 IMF 쿼터 비중이 3.99%로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통해 각국의 경제 규모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지분 조정이 이뤄지면 중국의 쿼터 비중은 6.19%로 높아지게 되며 순위도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로 뛰어오른다.

회원국들은 자신들의 쿼터만큼 IMF에 출자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그에 비례해 투표권과 IMF 자금 이용 권한,IMF가 발행하는 국제통화인 특별인출권(SDR) 분배권도 갖는다.

주요 국가들이 쿼터를 0.01%라도 더 갖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나아가 G20 국가는 IMF 쿼터 조정을 2014년에 재협상하기로 해 경제 규모를 반영하면 중국은 2014년에 쿼터 순위 2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형적 비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내 양극화,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 부진,패권 지향에 따른 외교 갈등 고조 등의 난제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경제 규모에서 세계 2위라고는 하나 1인당 국민소득은 아직 3600달러로 일본(3만7800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나라 전체의 경제력은 일본과 견줄 만하지만 실질적인 국민 삶의 수준은 아직도 개발도상국 수준이라는 얘기다.

또 지난 30여년간의 초고속 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역 · 도농 · 계층 간 격차가 커져 사회적 모순과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런 사회 · 경제적 모순과 갈등을 해소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중국식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모색하고 있다.

이유정 한국경제신문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