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영토 분쟁 거센 동아시아
동아시아에서 영토 분쟁이 거세다.

갈등의 중심엔 일본이 있다.

일본은 중국과는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이름 댜오위다오)를,러시아와는 쿠릴열도 4개 섬을 놓고 영유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 대해선 여전히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중 · 일 양국은 지난달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영토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다시 노골화했다.

중국은 이날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회담 직전 갑자기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센카쿠열도가 미 · 일 방위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며 센카쿠 문제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외국 통신사가 일본 외상(외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의 교섭 재개에 일본과 중국이 합의했다"고 잘못 보도한 것을 회담 취소의 이유로 들었다.

센카쿠열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존중하지 않는 미국과 일본의 태도 때문에 정상회담 분위기가 깨졌다는 것이다.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센카쿠열도는 안보 전략상 요충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중국의 소인(小人) 외교"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아사히신문은 "정상회담 약속을 파기한 것은 대국(大國)에 어울리지 않는 외교"라고 꼬집었다.

요미우리신문도 "회담 거부는 결과적으로 중국이 상대하기 어려운 국가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튿날 중국은 이달 중순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후진타오 주석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일단 유화적인 태도로 바꿨다.

EAS 회의장에서 다른 정상들과 환담하고 있던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앞으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다가서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간 총리는 악수를 청하고 선 채로 10분간 원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

전날 정상회담이 무산된 뒤 대기실에서 비정상적인 회담이 열린 셈이다.

일본은 러시아와도 쿠릴열도 4개 섬을 놓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또 명백히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에 대해서도 딴지를 걸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경제력에서도 세계 2위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다.

200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지면 일본과 중국은 미국에 이어 각각 세계 2위와 3위다.

하지만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중국 경제 규모가 2009년에 일본을 추월했다"고 보도하는 등 세계 경제 2위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일본은 2030년엔 3위 자리마저 인도에 내줄 판이어서 다급한 형편이다.

중국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신흥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쿼터(지분율)를 늘린다는 합의에 따라 IMF 쿼터가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 2위 일본을 바짝 따라붙었다.

IMF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중국의 발언권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동아시아의 영토분쟁과 중 · 일 간 갈등에 대해 4,5면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