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에 관한 이론과 활용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나노·바이오로 영역 확장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20>-화학과
불의 발명은 인간 역사에서 가장 큰 발명 중 하나다.

불을 쓰기 시작한 인간은 나무를 불에 태운 숯을 사용하면서 더 뜨거운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욱이 뜨거운 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노란색을 띤 어떤 돌들을 뜨거운 불 속에 넣으면 액체로 녹아내린 뒤 다시 식으면 딱딱한 구리가 된다는 것까지 발견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청동기 문명은 인류의 생활양식을 변화시켰다.

비단 나무뿐만이 아니다. 인류는 우주에 존재하는 많은 다양한 물질들을 원래 지니고 있는 고유한 성질 대신 어떤 충격이나 변화에 의해 다른 성질을 띠도록 변화시켰다.

이른바 화학적 변화가 인류의 문명을 바꾼 것이다.

화학은 바로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과 에너지를 올바로 이해하고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전 인류의 문명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변천했다.

이러한 이해와 작업을 통해 물질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올바르게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들을 모두 화학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향료와 화학품을 넣어 기름을 굳혀 만든 비누,플라스틱으로 만든 칫솔,선반,비누통,금속산화물의 미세한 가루에 향료와 각종 화학첨가제를 섞은 치약,염료로 예쁘게 물들인 수건 등 화학물질은 우리의 주위에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집을 짓는 데 사용하는 각종 합금들이나 시멘트,유리,페인트 등도 모두 화학자들이 화학 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제품이다.

화학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학자들의 모임인 미국화학회 정기총회에서 학회의 최고 책임자가 "화학물질이 아닌 물질을 가져오면 1000조원의 상금을 주겠다"는 이색적인 현상 공모를 했는데 아직도 그 상금을 찾아간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화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 학과 개요

화학과는 크게 기초 화학과 응용 화학으로 나뉜다.

기초 화학에서는 화학의 기본 이론을 공부하며 응용화학에서는 기본 이론을 산업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물론 연구되는 물질에 따라 전통적으로 물리화학,분석화학,무기화학,유기화학 및 생화학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나노화학,생명화학,정보 · 계산화학,화학생물학 및 환경화학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무기화학과 유기화학을 나누는 기준은 탄소화합물을 중점적으로 다루는지 아닌지 여부다.

탄소 화합물을 다루면 유기화학이며 이 분야는 열을 가하게 될 경우 특성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무기화학은 탄소가 함유되지 않은 물질을 다루는 학문으로 주로 산업용에서 많이 취급한다.

이산화탄소 (??) 같은 경우는 유기화학인이 아닌 무기화학에 속한다.

최근 들어서 인기를 끄는 분야로는 전자소재 화학물질의 개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보화학 분야와 발광 소재,초전도 물질의 개발,생체 활성 물질 등을 연구하는 나노화학 생명화학 등이 있다.

⊙ 교육 내용

화학과에서는 화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 능력을 기르기 위해 물질의 구조와 성질,물질의 합성과 분리 등에 관한 이론을 공부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병행한다.

또한 생명과학 의약품 신소재 대체에너지 등 관련 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첨단 응용기술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1 · 2학년에서는 일반화학과 실험을 통해 화학의 개념을 확립하며 물리화학 유기화학 분석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다. 3 · 4학년에서는 다양한 화학 분야에 대해 심화이론을 공부하며 전기화학 환경화학 나노 화학 등 화학을 응용한 과목에 대해서도 배운다.

⊙ 적성 및 흥미

화학과의 경우는 이론 수업보다 대부분 실험을 위주로 한 수업을 많이 받는다.

실험은 10번 수행하면 9번은 실패한다. 한 번 정도 겨우 성공하게 된다.

따라서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성실함과 끈기가 요구된다.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 찾아내는 분석력도 필요하다.

화합물의 조성이나 구조 화학 반응의 과정들은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밝혀내기 위한 실험과 관찰,그리고 많은 사고력과 창의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화학은 다양한 학문의 기초가 되는 분야이므로 어떤 과목이든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화학과에 오면 수학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학생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수학적인 지식이 수학과나 물리학과처럼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학에 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어야만 적응하기가 편하다.

⊙ 진로 분야 및 비전

화학과는 물질을 다루는 만큼 진로 분야도 꽤 다양하다.

구체적인 분야는 우선 요즘 많이 뜨고 있는 나노 분야,바이오 분야가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전문대학원에 진학을 하거나 시험을 보는 데도 화학과가 유리하다.

화학과는 또 교직과정이 많은 대학에 개설돼 있어 교직을 이수해 중등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중등학교 교사로 진출할 수 있으며 대학원에 진학해 화학의 첨단연구에 매진할 수도 있다.

21세기는 화학의 시대라고도 얘기한다.

유망산업으로 주목받는 신소재 대체에너지 신약개발, 환경 등 화학 관련 분야에 기업과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어 더욱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생리현상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의약품은 3차원 분자세계의 조화에 기인한 매커니즘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스피린부터 항암제인 그린벡에 이르기까지 합리적인 분자 설계 및 효율적인 화학변환에 의해 개발돼 왔다.

아울러 인간 유전자 정보를 공개하는 게놈 계획의 완성으로 단백질의 기능 확인과 새로운 조절 물질의 분석 및 개발에 화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화학과 정밀화학등 고분자 화학분야도 지속적으로 유망한 업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