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G20 비즈니스 서밋에 누가 참석하나
[Cover Story] 빌 게이츠…락시미 미탈… 피터 브라벡…신시아 캐롤…글로벌 '스타 CEO' 총집합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주요 20개국(G20) 국가 정상들이 국제 공조를 통해 위기 타개에 앞장선 결과 우려했던 대공황을 피할 수 있었다.

세계 총생산(GDP)의 85%를 담당하는 G20 국가들은 나라 돈(재정)을 퍼부어 얼어붙은 수요를 살리고 경제에 다시 불을 지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무리한 경기부양의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곳간이 텅 비어버린 국가들이 속출하면서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졌으며 수출 확대를 통해 나만이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환율전쟁을 초래했다.

이처럼 어두운 위기의 터널을 지나면서 세계 경제의 균형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힘만이 아닌 민간 기업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정상회의)'은 이런 배경 속에 대한민국의 제안으로 탄생하게 됐다.

⊙ 누가 참석하나
[Cover Story] 빌 게이츠…락시미 미탈… 피터 브라벡…신시아 캐롤…글로벌 '스타 CEO' 총집합
'철강왕' 하면 우리는 흔히 미국의 앤드루 카네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 철강시장 지배력에서 카네기를 훨씬 능가하는 철강왕이 있다. 바로 인도 출신 기업인 락시미 미탈이다.

그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르셀로미탈은 조강 생산능력이 연 1억3000만t으로 세계 2위인 일본 신일철보다 3배 이상 많다.

미탈은 1950년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에서 천민 계급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적 그의 집안은 매우 어려웠다. 장판이 없는 맨 콘크리트 바닥에 밧줄로 엮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어린 시절을 라자스탄에서 보낸 후 미탈 가족은 돈을 벌기 위해 콜카타 지역으로 이주한다.

세인트사비에르 대학을 나온 미탈은 26세의 젊은 나이에 인도네시아로 진출,이스판인도라는 제철회사를 세워 경영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이후 미국의 ISG,캐나다의 스텔코,우크라이나의 크리보리 스틸 등을 잇달아

매수하고 2006년 마침내 세계 1위인 아르셀로를 인수 · 합병(M&A)하면서 세계 5위 부호로 발돋움하게 된다.

미탈 회장처럼 서울 G20 비즈 서밋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인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게이츠 회장,단돈 250달러로 동료 6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해 '인도 IT의 신화'를 일구어낸 인포시스의 S 고팔라크리슈난,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와 회장 자리까지 오른 네슬레의 피터 브라벡 등이 그 주인공이다.

시가총액 440억달러의 광산기업인 앵글로아메리칸의 CEO 신시아 캐롤과 프랑스 원자력업체인 아레바의 안느 로베르종 CEO는 여성이라는 편견을 깨고 글로벌 리더 순위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들이다.

이 밖에 세계 최대 물(水) 관리업체인 프랑스 비올리아,세계 최대 풍력회사인 덴마크 베스타스,스웨덴 최대 기업인 발렌베리 그룹,정보기술(IT) 분야 세계 5위인 스페인 텔레포니카와 7위인 중국 차이나모바일,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 등의 CEO도 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씨티그룹 등 7개 금융사 대표도 한국을 찾는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삼성 현대차 SK LG KB금융 교보생명 대우증권 한진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KT 롯데 두산 등 15개사 대표가 참석한다.

총 120여명의 참가자 중 40대의 젊은 글로벌 리더들은 러시아 철강업체 세베르스탈 회장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45)와 최태원 SK그룹 회장(49) 등 8명이다.

⊙ 비즈니스 분야의 G20 정상회의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하는 92개 참여기업(경제단체 제외)의 작년 매출액은 총 4조달러.

한국의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의 4.8배,남미 대륙 전체 GDP(3조9765억달러),중국 GDP(4조9800억달러)의 80%와 맞먹는 규모다.

자산 총액은 30조달러로 전 세계 인구가 1년1개월 동안 빅맥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돈이다.

기업당 평균 매출과 자산은 각각 439억달러,3410억달러로 미 경제잡지 포천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66위에 해당한다.

BNP파리바(2조8324억달러) HSBC(2조3645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2조2230억달러) 도이체방크(2조709억달러) JP모건(2조319억달러) 등은 모두 2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다.

92개 기업의 총 고용인원은 917만명으로 캐나다 전체 근로자(1843만명)의 절반,그리스와 스웨덴의 근로자를 합친 수(980만명)와 비슷하다.

⊙ 뭘 논의하나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글로벌 톱 CEO들이 모여 G20 정상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포럼이다.

G20 정상과 CEO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갈 길을 함께 논의한다는 점에서 다른 비즈니스 서밋과는 차이가 난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글로벌 CEO들로부터 성장동력을 되찾기 위한 시장의 목소리와 정책 제언을 생생하게 듣고 바로 다음 날 G20 정상회의장에 앉게 된다.

이와 별도로 비즈니스 서밋 토론의 주요 내용은 서면으로 정상회의에 전달된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가 글로벌 경제정책의 틀을 결정짓는 최상위 회의체라면 G20 비즈니스 서밋은 글로벌 경제 아젠다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민간 회의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의제는 △무역 및 외국인 직접투자의 활성화 △금융의 안정성 제고 및 실물경제 지원기능 강화 △녹색성장의 촉진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등 네 가지다.

4개의 의제는 다시 각각 의제별로 3개씩 총 12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참석 기업들은 소주제별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보고서를 작성하며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사전에 재무장관회의에 전달돼 정상회의 준비과정에 반영된다.

토론 분과별 보고서 작성을 총괄하고,분과에 배정된 글로벌 기업의 CEO들 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12개 소주제 컨비너(convener · 의장)에는

△빅터 펑 리&펑 그룹 회장(무역 확대방안)

△피터 브라벡 네슬레 회장(외국인 직접투자)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중소기업 육성)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CEO(금융과 실물경제)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출구전략)

△마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인프라 및 R&D 투자)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에너지 효율)

△최태원 SK그룹 회장(신 · 재생에너지)

△디틀레프 엥겔 베스타스 윈드시스템 CEO(녹색일자리)

△조지프 선더스 비자 회장(혁신과 생산성)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 CEO(청년실업)

△하세가와 야스치카 다케다제약 CEO(의료 및 아프리카) 등이 선정됐다.

최태원 회장은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토론의제 컨비너로 선임됐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