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아침, 경북 상주여자고등학교의 운동장에 수많은 자전거들이 모였다.

학교 체육복에 각양각색의 외투.

여고생들은 특별히 꾸민 기색이 없이 편한 복장이었다.

운동장에는 경찰차와 방송 카메라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이 요란스러운 날은 바로 상주여고의 가을 소풍날이었다.

상주여고는 이색적인 가을소풍으로 유명하다.

매년 가을이면 전교생이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상주시는 자전거 도시로 자전거 보급률이 전국 최고이며,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학생이 흔치 않다.

이에 상주여고는 2008년부터 가을소풍으로 자전거여행을 채택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학생들에게 색다른 추억과 건강,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안겨준다는 취지다.

즐길 때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학창시절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비도 매우 저렴하다. 이 행사는 학교와 학부모, 경찰서의 협력으로 순조롭게 치러졌다.

또 상주시청에서 자전거가 없는 몇몇 학생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주기도 했다.

소풍 일정은 간단했다. 자전거를 타고 상주시 사벌면에 위치한 상주박물관과 낙동강 제1경인 경천대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학생들은 경찰차의 안내를 받아 이동했으며, 학교에서 경천대까지 10㎞가량을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렸다.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함께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도착해서는 보물찾기 등의 소소한 게임을 진행한 후 경천대 국민관광지를 둘러보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참여한 학생은 1학년과 2학년 총 350여명이다.

시민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을길을 달리는 학생들이 보기 좋다는 반응이다.

학생들도 대부분 소풍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1학년 지현정 학생은 "다리는 아팠지만 놀이공원 같은 곳에 비해 훨씬 새롭고 좋았으며 가을 경치도 너무 아름다웠다"고 전했다.

자전거 소풍은 이제 겨우 3년째다. 여기에는 대규모 자전거 주행 중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 등의 과제도 남아 있다.

내년이면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로 거듭나는 상주여고가 이 짧은 전통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갈지 궁금하다.

이지수 생글기자(상주여고 1년) sksfh01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