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D아파트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있어,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건은 이런 놀이터에서 일어났다.

놀이터가 아파트 내에 있거나 아파트 가까이에 있어 밤에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놀게 되면 아파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게 마련이다.

때문에 경비원 아저씨들께서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밤 10시 이후에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며칠 전 중 ·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청소년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흡연을 하고 술을 마시면서 놀다 경비원 아저씨의 제재를 받았다.

경비원 아저씨께서는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학생 신분에 어긋나고,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주민들의 항의를 수차례 받아 그 학생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르셨다.

하지만 그 학생들은 되레 아저씨에게 대들면서 욕과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화가 난 경비원 아저씨께서는 한 학생에게 꿀밤을 주었지만,그 학생은 부모님께 전화해 전치 3주의 진단서를 끊고 경비원 아저씨를 윽박질렀다.

결국 사건은 경비원 아저씨께서 병원비를 주고 종결되었다.

이는 단지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현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비원 아저씨께서는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한 것이고,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올바른 길을 걷게 하기 위해 충고를 했지만,학생들이 은혜를 원수로 갚은 꼴이다.

학생들은 오히려 진단서를 끊어와,죄송하다는 말 대신 병원비를 요구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미 시도 때도 없이 욕을 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이 돼버렸고,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으며,어른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관례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청소년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항상 '내 자식이 먼저,내 자식이 최고'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부모님들의 과도한 감싸주기는 아이들을 더욱 빗나가게 만들고 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묻고 훈계를 하는 것이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이지만,요즘 부모님들은 잘잘못을 따지기도 전에 무조건 자기 자식들이 옳다고 믿고 감싸준다.

결국 이런 잘못된 '자기 자식 감싸주기'는 아이들에게 올바르지 못한 사고방식을 심어주고 도덕성을 잃어버린 아이로 키우는 셈이다. 이젠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우리가 만든 사회이고 우리가 자초한 현상인 것이다.

놀이터에서 모래까지 먹으면서 요리놀이를 하던 우리들의 아름다운 동심과 골목길에 넘쳐나는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와 어른들을 향해 환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되찾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김민지 생글기자(서울국제고 2년)kmjee706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