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논술의 부활… 명문大 가는 길, 논술에게 물어봐!
서울 강남에 사는 고3 수험생인 박민우 군(18)은 대입 수능 시험을 한 달여 앞두고 수능과 논술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느라 거의 매일매일이 파김치다.

수능 공부를 하면서도 틈틈이 학원과 인터넷 강의를 통해 논술특강을 듣고 있다.

박군은 "서울의 웬만한 대학들은 대부분 수시모집에서 논술을 본다"며 "미리부터 논술에 대비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술이 '부활'하고 있다.

학원가에선 논술이 시험 직전에나 수험생들이 몰리는 일종의 '시즌 상품'에서 이제는 연중 수강생들이 들어찬 '사계절 상품'이 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처럼 논술이 다시 각광받는 것은 전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어선 수시모집에서 논술 중심으로 학생을 뽑는 대학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지난해 24곳에서 올해 37곳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전체 정원으로 보면 연세대 · 성균관대 · 한양대가 33%,고려대 38%,서강대가 46%를 논술로 학생을 뽑고 있다.

경희대 1차 일반학생전형,동국대 1차 일반전형,이화여대 1차 일반전형,한양대 2차 일반우수자전형 등이 모두 논술을 중심으로 치르는 전형이다.

서울대와 서울교대는 여전히 정시에서도 논술을 본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수시 미등록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않고 수시 예비합격자 중에서 뽑기 때문에 논술의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근 밝힌 2014년 이후 수능 개편안이 수능 변별력을 다시 떨어뜨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논술의 힘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술형 평가 확대도 논술의 중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술형 평가는 학생들이 보기에 주어진 답을 선택할 수 있는 암기 위주의 선택형 평가가 아닌 주어진 문제에 대한 비판력,분석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일부 시 · 도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서술형 평가를 빠르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논술의 비중은 수능 변별력과 역관계에 있다. 2008학년도 시험에서 수능 변별력이 약해져 논술 비중이 커졌다가 2009학년도 이후 다시 수능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논술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2005년 무렵부터 논술이 각광받은 것도 그해 고1 학생들이 치른 2008학년도 수능부터 등급제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줄어들자 논술이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사교육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논술의 부활'은 어떻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능력은 크게 이해력,논리력,창의력,표현력 4가지다. 논술 준비는 평소에 많이 읽고 많이 써볼 수밖에 없다.

신문 기사와 다양한 글을 꾸준히 읽고 핵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며,많이 써 보고 반드시 첨삭을 받는 게 중요하다.

생글생글을 꾸준히 읽는 것도 사교육을 줄이면서 논술에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다.

올 주요 대학의 논술 출제 경향과 논술시험 준비 방법에 대해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