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강점은 경쟁을 즐길 수 있는 힘
베이비붐 세대, 민주화 세대, X 세대, N 세대….

신문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세대 명칭들 이다.

특정 연령층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특징을 잡아 ‘○○세대’라고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여기에 태극 소녀들의 17세이하 여자월드컵대회 우승을 계기로 ‘W(월드컵)세대’가 새로 주목받고 있다.

세대(generation)는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갖는 일정폭의 연령층’으로 정의된다.

다시 설명하면, 세대는 동일한 역사·문화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역사적 문화적 경험을 공유해 유사한 의식구조와 행동양식을 갖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강점은 경쟁을 즐길 수 있는 힘

세대 명칭을 정할 때는 특정 연령층의 사람들 중에서 소수집단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을 전체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처럼 성급하게 일반화해선 안 된다.

소수의 일시적인 유행을 마치 특정 세대의 공통된 일반적 현상으로 과장 해석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간과하면 동질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는 특정 연령층을 단일 세대로 명명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같은 문제 발생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세대는 시대 변화를 반영해 역사를 요약 정리하는 데 더 없이 유용한 용어다.

해방 후 한국 현대사를 요약 정리할 수 있는 세대 명칭으론 한국전쟁 세대(현재 60대 이상),

산업화 세대(베이비붐 세대 · 50대),민주화 세대(386세대 · 40대),자율화 세대(X세대 · 30대),N세대(20대) 등을 꼽을 수 있다.



⊙ 산업화 세대에서 민주화 세대 · 자율화 세대로

한국전쟁 세대는 전쟁을 겪고 나라를 재건하는 토대를 만들었다.

이들에 이어 등장한 것이 산업화 세대다.

한국전쟁 후 급격한 출산 붐을 타고 태어나 베이비 붐 세대로도 불린다.

1955년부터 산아제한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수는 약 712만명으로 현재 총인구의 14.6%를 차지한다.

이들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끌며 우리나라를 세계 15위 경제대국(2008년 국가별 GDP 기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베이비붐 세대 712만명 중 임금근로자는 311만명으로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은퇴할 전망이다.

이 세대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이다.

산업화 세대의 빈자리는 민주화 세대와 자율화 세대가 대신한다.

민주화 세대는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었다.

1970년대에 출생한 자율화 세대는 산업화 세대가 일군 경제적 번영과 민주화 세대가 정착시킨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렸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자율화된 사회에서 성인이 됐다는 의미에서 자율화 세대라는 세대명칭을 얻었다.

자율화 세대가 20대가 된 1990년대 당시엔 이전 세대들과 비교해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마땅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뜻에서 X세대라는 별칭도 붙었다.

민주화 세대와 자율화 세대는 현재 30,40대로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의사소통에 익숙한 20대

20대는 N세대(net generation)로 불린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발달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N세대는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돈 탭스콧의 'N세대의 도래'란 책에서 유래했다.

탭스콧은 지난해 국내에 소개된 새로운 저서인 '디지털 네이티브'에선 디지털 혁명을 주도한 기성 세대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건너온 '디지털 이민자',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N세대를 '디지털 원주민(native)'이라고 명명했다.

우리나라의 20대가 성장하는 동안 집 학교 등 이들의 생활공간엔 거의 모든 곳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설치돼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의사소통에 익숙하다.

단순한 구경꾼이 되기보다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자가 되길 원한다.

새로운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은 N세대의 쌍방향 의사소통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N세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쏟아내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N세대에 닥친 경제현실이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가혹하다는 점은 이들의 부담이다.

극심한 청년실업으로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에서 한 달 소득 88만원에 만족해야 하는 N세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88만원 세대'라는 별칭도 생겼다.

⊙ 뛰어난 적응력과 즐기며 경쟁하는 힘이 미래 세대의 강점
[Cover Story]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강점은 경쟁을 즐길 수 있는 힘
N세대는 디지털 원주민 답게 IT(정보기술) 활용능력이 뛰어나다.

어려서부터 컴퓨터 휴대폰 등 IT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해온 덕분이다.

이전 세대는 IT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 설명서를 읽어야 하지만,N세대는 새로운 IT 기기를 작동하면서 순식간에 활용법을 익힌다.

이런 능력은 기업 업무와 관련된 새로운 정보 및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도 발휘된다.

그래서 기업 관리자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은 20대 사원들이 짧은 시간동안 꽤 많은 정보를 가져오는 데 놀란다.

뛰어난 IT 활용능력은 N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변화를 즐기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덜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IT 활용능력은 N세대의 뛰어난 변화 적응력을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로 나타났다.

많은 20대 젊은이들이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을 통해 해외 경험을 쌓은 것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배경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크게 키운 것이다.

N세대와 W세대는 앞으로 한국 사회를 책임질 미래 세대다.

N세대의 뛰어난 적응력과,이들의 뒤를 잇는 W세대의 즐기며 경쟁할 줄 아는 힘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