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경기를 움직이는 숨은 힘은?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기폭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 어느덧 2년이 됐다. 각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시장에 풀었다.

그러나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듯하던 세계경제는 최근 다시 침체 기미를 보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불거지고,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경기회복도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이러다가 더블딥(경기 반짝 상승 후 다시 침체)이 덮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있다.

더블딥 공포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직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1조4000억달러를 시중에 풀고 재무부도 8620억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1.6%(전기대비)로 추락했다.

7월 실업률도 9.5%로 여전히 10%에 육박하고 있다.

게다가 FRB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기관총 탄알은 바닥났다.

수류탄도 남은 게 없다.

대검을 꺼내들고 돌멩이를 던지는 수밖에…"라며 경기부양을 위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미 정부의 고민을 표현했다.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나라빚 축소 방안을 놓고 골몰하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각국이 공공부채를 줄이지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불리는 일본도 성장 정체와 디플레이션,엔고,천문학적 부채 등 4중고가 겹치며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4~6월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연율 0.4%로 실망스러운 상황이고 소비자물가는 17개월째 하락,디플레 조짐이 여전하다.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83엔대까지 치솟으며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으며,국가부채는 1000조엔을 넘어섰다고 한다.

시장경제에서 경기 변동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경기 변동이란 경제성장률(국민소득의 증가율)의 변동을 말한다.

물가를 상승시키지 않은 국민소득의 증가율(이를 잠재성장률이라고 한다)이 예를 들어 6%인데 국민소득이 이보다 낮게 성장했다면 경기가 침체됐다고하고 이보다 높게 성장했다면 경기가 과열됐다고 한다.

모든 국가들은 국민소득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꾸준히 늘어나도록 하는 것을 경제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국민소득의 증가율은 이보다 낮거나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정부는 경기 부양책과 경기안정화 정책을 번갈아 쓰고 있는 것이다. 경기 대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4,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또 경기 대책을 둘러싼 경제학자들의 논쟁에 대해서도 공부해보자.

이미아 한국경제신문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