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한나라 안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서비스의 시장가치
[Cover Story] GDP는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북유럽의 스웨덴과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중 어느 나라가 잘 살까.

물론 스웨덴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또는 프랑스와 독일을 비교한다면?

한 나라의 경제력이나 그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한두 개의 경제지표로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다.

예를 들어 국제수지나 외환보유액, 재정 규모라든가 자동차 생산량,인터넷 이용자 수,평균수명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지만 이런 지표는 단면만 보여줄 뿐 종합적 경제 수준을 측정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한 국가의 경제활동 수준이나 생활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 Gross Domestic Product)을 사용한다.

⊙ GDP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의 경제적 지위를 알고 싶다면 먼저 그 사람의 소득을 알아봐야 한다.

소득이 많다면 멋진 집에 자동차를 갖고 근사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경제적 지위는 그 경제 구성원의 총소득,즉 GDP를 살펴봐야 한다.

GDP는 일정 기간 중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다.

보통 일정 기간은 1년을 의미한다.

GDP는 세 가지 다른 얼굴로 파악되는데 이를 각각 생산국민소득,분배국민소득,지출국민소득이라 부른다.

이 세 가지 국민소득은 그 크기가 똑같은데 이는 국민소득이 생산→분배→지출 과정을 통해 순환하기 때문이다. 가령 기업이 노동,자본,토지 등 생산요소를 투입해 상품이나 재화를 생산(생산국민소득)하게 된다.

기업은 생산에 참여한 근로자에게 임금,토지엔 임대료,자본에 이자를 주고 나머지는 이윤으로 갖게 된다.

이 같은 소득을 모두 합한 게 분배국민소득이다.

이렇게 분배된 소득은 개인이 필요한 상품이나 이자를 구입하는데 사용(소비)하거나 기업이 공장을 짓거나 기계를 사들이는데 지출(투자)한다.

정부도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건설하면서 거둬들인 세금을 지출(정부지출)한다.

이게 지출국민소득이다.

이처럼 국민소득은 만들어서(생산) 나눠 가지고(분배) 쓰는(지출) 양이 모두 같게 되는데 이를 국민소득 3면 등가(等價)의 법칙이라고 한다.

GDP엔 의류 자동차 음식(재화)은 물론 이발 청소 공연관람(서비스) 등도 포함된다.

또 미국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들이 그 나라 안에서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 가치도 포함한다.

반면 그 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생산한 것은 GDP에 잡히지 않는다.

즉 생산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어떤 나라의 영토 내에서 그해에 생산된 물건은 그 나라 GDP로 측정되는 것이다.

중간재는 두 번 계산되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는다.

가령 제과점이 밀가루를 구입해 빵을 만들 경우 빵 가격에 밀가루 가치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GDP는 빵의 가치만 계산한다.

시장가치란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는 뜻이다.

GDP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Y(GDP)=C(소비)+I(투자)+G(정부지출)+NX(순수출)가 그것이다.

C는 가계,I는 기업,G는 정부의 지출을 의미하며 NX는 외국과의 순교역을 뜻한다.

C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출,I는 미래에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재화(자본재)의 구입,G는 정부의 재화와 서비스 구입이다.

NX는 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으로 수출이 수입보다 많을수록 GDP는 늘어난다.

⊙ 어떻게 측정하나

GDP는 한 나라에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지출 총액이다.

따라서 A국의 2009년 GDP가 전 해보다 증가했다면 A국의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이 늘었거나,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한 나라 정부나 경제학자들은 GDP를 계산할 때 가격변동의 영향을 배제하려 한다.

그래야만 실제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제외하고 산출한 GDP를 실질 GDP라고 한다.

가격변동을 제외하지 않은 GDP는 명목 GDP로 불린다.

실질 GDP는 올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과거 특정 연도 가격으로 환산해 산출한다.

따라서 한 나라의 재화와 서비스 생산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간편하게 알 수 있게 해준다.
[Cover Story] GDP는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예를 들어 A국이 볼펜과 연필이라는 두 종류의 재화만을 생산한다고 가정해보자.

2007 · 2008 · 2009년 볼펜 가격은 각각 개당 1 · 2 · 3달러,연필 가격은 2 · 3 · 4달러라고 하자.

같은 기간 생산량은 볼펜이 100 · 150 · 200개,연필이 50 · 100 · 150개였다.

그러면 2007년 명목 GDP는 200달러(볼펜 1개당 1달러×볼펜 100개+연필 1개당 2달러×연필 50개)이다.

마찬가지로 2008년 명목 GDP는 600달러,2009년은 1200달러다.

반면 2007년을 기준으로 한 실질 GDP는 2007년의 경우 200달러(볼펜 1개당 1달러×볼펜 100개+연필 1개당 2달러×연필 50개)다.

2008년에도 볼펜과 연필의 가격은 2007년처럼 각각 개당 1달러,2달러이므로 2008년 실질 GDP는 350달러(볼펜 1개당 1달러×볼펜 150개+연필 1개당 2달러×연필 100개)다.

마찬가지로 2009년은 500달러가 된다.

명목 GDP와 실질 GDP를 비교하면 기준 연도인 2007년은 동일,2008년은 250달러(600달러-350달러),2009년은 700달러(1200달러-500달러)의 차이가 난다.

이는 물가상승에 따른 GDP의 증가분이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100을 곱한 것을 GDP 디플레이터라고 한다.

GDP 디플레이터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이 아닌 가격만을 반영한다.

가령 2007년 GDP 디플레이터는 200달러÷200달러×100으로 100,2008년은 600달러÷350달러×100으로 171,2009년은 1200달러÷500달러×100으로 240이다.

이는 2008년 물가수준이 2007년에 비해 71%,2009년은 2007년보다 140%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국민소득을 측정하는 지표엔 국내총생산(GDP)만 있는 게 아니다. 특정한 소득의 포괄범위나 평가방법 등에 따라 여러 지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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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을 측정하는 또다른 지표는 어떤게 있나?

◆국민총생산(GNP · Gross National Product)

한 나라의 국민들이 벌어들인 총소득.GNP는 GDP에 국민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뺀 금액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내국인들이 국내 생산활동의 대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GDP와 GNP가 비슷하다.


◆국민순생산(NNP · Net National Product)

국민들의 총소득에서 기계나 장비의 감가상각을 뺀 수치다.

생산과정에서 닳아 없어진 기계 등의 가치는 일종의 생산비용으로서 본래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재투자돼야 하는 부분이다.


◆국민소득(NI · National Income)

한 나라의 거주자들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과정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한 것이다.

국민순생산에서 간접세를 빼고 기업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을 더한 것이다.


◆개인소득(PI · Personal Income)

국민소득(NI)에 정부가 주는 복지수당이나 사회보장금,연금 등 이전소득을 더하고 여기에서 법인세와 법인유보를 뺀 금액이다.

임금이나 이윤,이자,연금 등으로 개인 각자가 얻는 소득이다.


◆개인가처분소득(DPI · Disposable Personal Income)

개인소득에서 직접세나 기타 공과금,범칙금 등을 뺀 것으로 개인이 임의로 소비와 저축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이다. 많아질수록 소비가 늘어나며 줄어들수록 소비도 위축된다.

국민경제에서 소득 분배가 잘 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