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국, GDP 1천조원 시대 열린다
한국 경제가 올해 연간 6%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 규모는 15년 만에 갑절로 커지는 셈이 된다.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최근 "우리 경제가 지난 2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 성장해 올 연간 성장률은 6% 이상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6%대 성장이 이뤄지면 실질 GDP는 1039조원으로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실질 GDP가 1000조원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 5000만명이 1년 동안 1000조원의 국부(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는 얘기다.

여기엔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이 생산한 부가가치도 포함된다.

1995년 실질 GDP가 약 539조원이었으니 15년 만에 거의 두배로 커지는 것이다.

실질 GDP는 물가 변동을 제거하고 계산한 국내총생산이다.

물가를 감안한 명목 GDP 기준으로 보면 한국 경제는 이미 2008년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명목 GDP를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1년 5046억달러에서 2007년 1조493억달러로 1조달러를 돌파한 후 환율의 영향으로 2008년 9287억달러,2009년 8325억달러로 계속 줄어들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2007년 929원에서 2008년 1102원,2009년 1276원으로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달러화 표시 명목 GDP 기준으로 우리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다.

미국(14조2563억달러)과 일본(5조675억달러)이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4조9093억달러),독일(3조3467억달러)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 국민들의 부(富)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GDP가 큰 국민들은 그렇지 않은 국민들보다 높은 질의 삶을 누리고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하는 수명을 비롯 문자해독률,건강 의료 서비스,TV 전기 도로 등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쉽게 말해 GDP가 높은 국민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장을 하고 있는 데도 사람들의 행복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하지만 설문조사는 주관적 심리상태를 나타낼 뿐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는 그의 저서 '경제학 원리'에서 GDP와 행복 간에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설문조사는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민의 삶의 질이 그 나라 국민들이 생산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에 달렸다는 사실은 경제학의 공리"라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벤저민 프리드먼 교수도 "경제 성장은 절대 다수의 생활수준을 높이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더 개방적이고 관대하며 민주적이 된다"면서 "성장이 사람들을 선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GDP는 경제적 후생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지표다.

GDP란 무엇이고 어떻게 산출하며 GDP를 늘리는 방법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자.

또 실질 GDP와 명목 GDP의 차이,국민소득을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