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서! 나는 사랑나누기 기아체험24의 봉사단으로서 지구촌의 굶주린 이웃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고,그들을 도와 진정한 의미의 이웃사랑을 적극 실천하는 '세계 시민'이 될 것을 선서합니다. "

7월17일 오후 1시 대전 대성고 체육관, 24시간의 기아체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학생 1000여명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열린 캠프가 시작된 2007년부터 대성고는 2학년을 대상으로 기아체험을 실시해왔다.

이번 3회에는 이례적으로 참가 대상을 1,2학년 학생과 대성중학교 20여명의 학생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날 행사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상징하는 두 팀으로 나눠 다른 조건으로 피구게임을 하는 '불평등 게임',미래의 내 딸이 흑인 남자친구를 데려와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 상황극 '내 딸의 남자친구',제3세계 전쟁 중인 지역(주로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를 팔아 그 수입금으로 전쟁 비용을 충당하는 현실을 고발하는'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시청'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활동은 '내 딸의 남자친구'로 끼있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연기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었고 인종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캠프 진행 과정에서 문제점들도 지적됐다.

참여 대상은 대전 시내 중 · 고생 1000여명인데 실제 참여 학생들은 대성중고생에 그쳤다.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행사가 시작돼 리더들의 사전 교육도 부족했다. 익명의 한 리더 학생은 "15분 정도 브리핑만 들었고 리더십 교육도 아프리카어린이의 모습을 담은 영상 시청에 그쳤다.

리더를 맡았지만 내 역할을 확실히 모르겠다. 모범 리더 시상도 미리 정해져 있는 것 같아 일반 학생들의 주체적 참여는 처음부터 기대하기 힘들었다.

일부 학생의 스펙 쌓기로 끝난 것 같아 일반 학생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기아 체험에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1일차 일정이 끝나고 각자 배정받은 임시 숙소(교실)로 돌아가 취침 준비를 했는데 일부 학생이 새벽에 무단외출을 시도했고 감독선생님께 적발돼 체벌을 받았다.

한 학생은 "체벌의 강도가 다른 때보다 심했던 것 같다.

한밤중 조용한 교실이라 그런지 2~3층 위에서 맞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했다. 다양한 체험과 학생 주체적 활동을 통하여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세계시민의식 교육을 내걸었지만 행사는 취지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내년부터는 진정한 의미의 '열린 기아체험24' 캠페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승재 생글기자(대전 대성고 2년)chsj112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