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파트의 경비원 용 모씨(60)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새벽 2시에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가 집 문이 잠겼다며 열어줄 것을 요구하였고 거절하자 “당신은 내가 주는 월급으로 생활하면서 내 말을 듣지 않으니 해고하겠다.”며 협박한 것이다.

새벽 2시는 근무 외 시간이고 그 입주자의 구역 책임자는 따로 있었기 때문에 용 모씨에게는 책임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으나 상대는 자신의 요구만 관철시키려고 하여 결국 싸움으로 번졌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은 경비원들에게 흔한 일이다.

최저 임금을 맞추기 위해 주어진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오전 12시부터 5시까지의 휴식시간은 온전한 휴식시간으로 활용된 적이 없다.

새벽에 시끄러운 세대에 의사를 대신 전달해 주길 부탁하기도 하고 소포를 찾으러 오기도 한다.

또한 사소한 사건에도 바로 화를 내며 무례한 말들을 한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경비실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모르고 경비원은 아파트 주민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은 경비원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하나의 직업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하다.

경비원이라는 직업 뿐 아니라 봉사와 관련된 직업은 필요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홀대를 받기 쉽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공공연하게 사람들의 머릿속으로는 귀하고 천한 직업을 나누고 있다.

게다가 천하다고 생각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 또한 천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물의를 빚었던 패륜녀 사건도 비슷한 인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20대 여대생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청소부 아주머니께 이것저것 치울 것을 시키고 아주머니가 기분 나빠하자 심한 욕설을 한 사건이다.

패륜녀 사건에 대하여 비난했던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고, 건물 벽 등에 낙서하는 행위 또한 다른 직업 종사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다.

이슈가 된 사항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부정적인 모습이 자신에게는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나와 다른 직업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김혜진 생글기자(한국 교원대부고 2년) kimhj75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