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 ··· 고용 성장 물가에 큰 영향
[Cover Story] 환율은 두 나라 돈을 바꿀때 적용되는 교환 비율
환율이란 두 나라 화폐 사이의 교환비율이다.

예를 들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 · 달러 환율)은 원화와 달러화의 교환비율로,달러화와 비교한 우리 돈의 값어치를 나타낸다.

달러당 1170원이라는 것은 1170원을 줘야 손에 1달러를 쥘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은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율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그리고 그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환율이란

우리가 쌀이나 옷,전자제품을 사려고 할 때 당연히 우리 돈(원화)으로 대금을 주려하고 가게 주인도 우리 돈을 받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에서 PC 등을 구입할 경우 미국에서 원화는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달러로 바꾸어 지불해야 한다.

이때 우리 돈과 외국 돈의 교환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환율이란 이처럼 두 나라 돈을 바꿀 때 적용되는 교환비율을 말한다.

환율을 어떤 돈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표시 방법이 있다.

하나는 외국 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U$1=₩1170 또는 ₩/U$=1170으로 표시된다. 미국 1달러가 한국 돈 1170원으로 교환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우리 돈 1단위로 외국 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1=U$0.00085 또는 U$/₩=0.00085로 나타낸다.

외국 통화끼리의 환율은 일반적으로 미 달러 1단위에 대한 외국 통화의 교환비율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U$1=¥90.94,U$1=0.80 식이다. 1달러가 90.94엔,0.80유로로 각각 교환된다는 뜻이다.

⊙ 어떻게 결정되나

환율은 늘 바뀐다. 이는 한 나라 통화의 대외 가치가 변동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이 달러당 1170원에서 1100원으로 변동했다고 하자.

이는 원화 환율이 내린 것으로,달러화에 대해 우리 돈의 가치가 상승,즉 원화가 절상(切上)된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70원에서 1200원으로 바뀌면 이는 "환율이 올랐다" 또는 "원화가치가 떨어졌다,원화가 절하(切下)됐다"고 말할 수 있다.

돈의 가치와 환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환율은 물건 값과 마찬가지로 외국 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만약 외국 돈이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고(원화 환율 상승 · 가치 하락),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달러화 가치는 내려간다(원화 환율 하락 · 가치 상승).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 공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역수지이다.

무역수지 흑자가 나면 달러가 많아져 환율이 하락하고 적자가 나면 환율이 반대로 상승한다.

두 나라 간 물가와 금리 차이도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뛰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환율은 오르고,금리가 높으면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려는 외국 돈이 몰려와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한 나라 화폐의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과대 또는 과소 평가됐는지는 빅맥 지수(BigMac Index) 등으로 알 수 있다.

빅맥 지수는 영국의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맥도날드의 빅맥 햄버거 가격을 나라별로 조사해 발표한다.

예를 들어 2010년 6월28일 현재 빅맥 가격이 한국에선 3400원이고 미국에선 3.5달러라고 하면 1달러=971.42원(3.5달러=3400원)이 돼야 한다.

이는 한 상품의 가격은 하나라는 일물일가(一物一價)의 원칙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환율이 달러당 1170원이라면 원화 가치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는 셈이 된다.

중앙은행은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내릴 경우 보유 중인 외국 돈을 사거나 팔아 환율을 안정시킨다.

환율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셈이다.

⊙ 각국의 환율 제도

각국의 환율 제도는 크게 고정환율제도와 변동환율제도로 나눌 수 있다.

고정환율제는 정부가 환율을 특정 가격 혹은 일정 범위 내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시행된 금본위제도와 1944년부터 1971년까지의 브레턴우즈 체제가 대표적이다.

금본위제 아래서 각국의 화폐는 금과 일정 비율로 교환될 수 있었으며,환율은 그 교환비율에 의해 자동적으로 결정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운영된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선 미 달러화만이 금 1온스당 35달러라는 고정된 비율로 금과 교환되고 다른 화폐는 금 대신 달러화에 대해 일정 비율로 교환됐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 간 환율은 대미 달러환율 비교를 통해 결정된 것이다.

페그(peg)제도 일종의 고정 환율제도다. 이는 자국 돈의 가치를 특정 화폐(달러) 가치에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1달러는 8.2위안으로 교환한다고 환율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페그'는 말뚝이나 쐐기를 뜻하는 말이다. 현재 홍콩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몇몇 국가가 페그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변동환율제에서는 환율이 시장의 수요 ·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변동환율제도는 대내외적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직 · 간접적으로 환율을 관리하는 관리변동환율제와 전적으로 시장의 수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되도록 하는 자유변동환율제로 나뉜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중국은 2005년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지만 2008년 7월부터 1달러당 6.82위안대로 고정시켜 사실상 고정환율제로 운영해왔다.

⊙ 환율의 경제적 효과

환율이 떨어져 원화의 가치가 오르면(원화 절상) 달러화로 표시한 수출상품의 가격이 비싸져 보통 수출이 줄게 된다.

수출이 감소하면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자는 늘어난다.

또 수입상품 가격이 환율 하락분 만큼 낮아져 수입이 늘게 되고 경상수지는 악화된다.

반면 원화 가치 상승은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나 원료의 가격을 낮춰 국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고 달러자금을 빌린 기업의 외채 상환부담을 덜게 되는 효과도 있다.

원화 가치가 높아져 구매력이 높아지는(내수 소비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 것은 물가를 잡고 내수 시장을 키우려는 목적이 있다.

이와 반대로 환율이 올라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표시한 수출품 가격이 떨어져 수출이 잘되고 수입품 가격은 올라가 수입이 감소,경상수지는 개선된다.

하지만 수입 물가는 뛰고 외국 빚을 지고 있는 기업들의 원금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처럼 환율변동은 경제 여러 분야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부분의 국가는 가능한 시장에 맡기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