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이해하고 미래상 그려라···맞는 직업 먼저 고른뒤 전공 결정”
[Cover Story] 대학전공(학과)선택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등학생의 진로 선택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 고교생의 85% 이상이 대학 또는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학 전공과 학과를 고르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선 개별 전공과 학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자신의 성향에 대한 꼼꼼한 분석 없이 수능 점수에 맞춰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대학에 진학한 뒤 중도탈락하는 사람도 많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교와 전공에 대한 목표의식이 분명할 경우,전공이 적성에 부합할 경우엔 중도탈락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자신에 맞는 전공과 학과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아래 내용은 ①자기자신 알기 ②미래상 그리기와 직업목록 작성 ③직업탐색 및 관련 전공 파악 ④전공선택 등 4단계에 걸쳐 고교생이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종이를 펴놓고 나에게 맞는 전공을 어떻게 선택할 수 있는지 따라해보자.

⊙ 자신을 이해하고 미래상을 그려 직업목록 만들기

먼저 자기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을 이해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어떤 활동에 흥미가 있는지,직업을 통해 충족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자신의 현재 능력과 잠재적인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요리에 관심이 많다면,요리사가 될 수 있는 소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거나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본다.

다음으로 자기가 꿈꾸는 미래상을 설계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그 직업을 통해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인지 등 미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봐야 한다.

미래상을 그렸다면 그렇게 되기 위한 직업목록을 만들어 보자.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정도'와 '그 직업을 통한 만족감'을 기준으로 직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잘 할 수 있고,만족감도 높은 일이라면 '적합 직업'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고 자부하는 학생이 프로그래머가 돼 전 세계 사람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큰 자부심을 느낄 것 같다면 그 학생에겐 프로그래머가 적합 직업이다.

만족감은 높은데 잘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 '가능 직업'이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데 아직 소프트웨어 관련 능력과 소질엔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남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일 가능성이 높다.

⊙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고른 뒤 전공 선택

3단계부터는 인터넷이나 서적을 참조해 직업과 전공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를 해야 하므로 시간이 꽤 필요하다.

생글생글은 다음 호부터 이공계 주요 전공을 매주 한개씩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므로 이공계 학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그 기사도 참고할 만하다.

3단계는 직업탐색과 관련 전공 파악이다.

우선 2단계에서 골라낸 적합 직업과 가능 직업을 중심으로 해당 직업의 개요와 전망,필요한 조건,요구되는 교육 및 훈련,임금 수준,유사 직업과의 비교 등을 조사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업별 장 · 단점을 정리한다.

이어서 자신이 직업별로 단점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만약 어느 직업의 단점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직업은 리스트에서 삭제한다.

다음은 남아 있는 직업들과 관련된 전공이 무엇인지 파악할 차례다.

4단계에선 전 단계에서 파악한 전공들에 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조사한 뒤 비교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신중하게 자신의 전공을 최종 선택한다.

만약 자신이 선택한 전공에 대한 관심 변화 등으로 수정을 원할 경우 선택 전공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다.

재평가 결과 전공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면 4단계로 다시 돌아간다.

재평가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나,재평가 뒤에도 전공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면 선택한 전공이 설치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실행한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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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전공 관심 있으면 고교 과학동아리 활동 해보세요”

‘이공계 전공에 관심이 있다면,고등학교 과학동아리에서 활동하라.’

한국과학교육학회지(제24권 제6호)에 소개된 한 연구논문의 결론이다.

이 논문은 고교 시절 학교 밖 과학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운영된 과학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들은 부천에 있는 S여고의 최초 과학동아리 1기 출신인 도영과 민이다.

논문이 작성되던 때 도영은 천안의 S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주전공하고 물리교육을 부전공하다가 인천의 Y대학 물리학과로 편입했다.

교육대학원을 거쳐 물리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부천의 K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던 민이는 생물 관련 과학일러스트를 이용해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도영과 민이는 모두 과학동아리 활동이 자신들이 택한 진로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과학동아리 활동이 없었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주변 사람들의 바람대로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도영은 동아리 지도교사의 열정이 물리교사의 꿈을 갖게 했다고 털어놨다.

과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난 지도교사가 미래 직업의 ‘역할 모델(role model)’이 된 것이다.

체험 위주의 과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가 커진 점도 이들의 전공과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됐다.

특히 동아리에서의 물리 실험은 공식과 문제풀이 중심의 딱딱한 물리만 경험했던 이들에게 물리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민이는 “선생님을 도와서 밤늦게까지 실험하고 설계하고 만드는 일이 너무 좋았었다”며 “당시 부모님들께서는 내켜하시지 않았지만, 날마다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흥미로운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과학동아리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계획하고 수행한 내용을 각종 대회에서 발표함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기쁨과 자신감을 얻은 것도 성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