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글쓰기가 경쟁력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Warren Buffet)은 2005년 '전미 가족대학 작문위원회'로부터 희한한 상을 받았다.

그 상은 다름아닌 작문상.연초에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보고서가 그 대상이었다.

들은 수상 이유로 복잡한 경제적 상황과 버핏의 아이디어를 가장 적절한 단어로 단순명료하고 쉽게 설명한 점을 들었다.

그의 글은 이처럼 훌륭해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인 이멜트가 글쓰기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으며 구글은 이 보고서를 모델로 삼아 보고서 작성 훈련을 한다고 한다.

버핏이 부자가 된 비결에는 바로 글을 잘쓰는 것도 한 몫한 셈이다.

비단 버핏뿐만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글쓰는 데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이미 두 권의 책을 집필한 적이 있는 그는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교지 편집인까지 자청하며 글쓰기 훈련을 했다.

컴퓨터로 글을 쓰기보다 펜으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그는 연설문이나 발표문 등은 직접 작성한다고 한다.

글쓰기가 바로 그의 정치 경쟁력인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대부분 사내에 글쓰기 학교를 운영하며 임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힘은 경영학적 지식과 글쓰기라는 것이다.

인간은 문자라는 기호 체계를 통해 모든 메시지를 표현한다.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과 미움을 표현하며 지식을 전하는 수단이 바로 글이다.

인간 역사에서 기록된 모든 지혜와 지식들은 물론 글 속에 담겨져 있다.

글은 바로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전달하는 수단인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역할을 할 뿐더러 상대방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능력이다.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지 아닌 글에서 나온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물론 힘든 작업이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뇌의 모든 신경세포들을 한 곳으로 집중해야 한다.

머리 속에 맴도는 지식과 사고의 조각들을 하나의 정렬된 문장으로 내보내려면 그만큼 에너지가 필요하다.

산고 끝에 나온 글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밝음, 앎을 전해준다.

철학자 니체는 이를 두고 "우리가 쓰는 글쓰기 도구는 우리 사고와 함께 가담한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들은 2011년 수시입시 전형에서 논술을 강화한다고 한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개인의 창의성뿐만 아니라 논리적 분석력, 통찰력과 채점자에 대한 설득력 등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논술은 자기 자신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쓰고 쓰고 또 써야 한다.

부지런한 사람이 논술을 잘 한다는 얘기도 있다.

일정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지식을 쌓고 계속해서 써보아야 한다.

정신 노동이 두려워 게으름을 피우는 자는 결코 만족스러운 글을 쓸 수 없다.

물론 쓰기 능력보다 배경 지식도 중요하다.

고전 읽기 등을 통한 내적인 충실도 이뤄야 한다.

글쓰기와 논술실력은 한 번 늘면 절대 다시 줄지 않는다.

점이 중요하다.

논술의 바다에 한번 빠져보기로 하자.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