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의 용도, 기간, 위험도, 차입자의 신용따라 차이
[Cover Story] 어! 금리가 다 같은 건 아니네…

Q&A로 풀어본 '금리'의 모든것

금리는 기본적으로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시장에선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어떤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느냐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될 수 있으며 금리 수준도 차입자의 신용도 등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금리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Q: 금리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A : 먼저 돈의 가치,즉 물가변동을 고려하느냐의 여부를 기준으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로 구분할 수 있다.

명목금리는 돈의 가치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표현된 숫자상의 금리이며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금리다.

예를 들어 2009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명목금리가 연 3.18%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2.8%일 경우 실질금리는 0.38%가 되는 셈이다.

또 표면금리와 실효금리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표면금리란 겉으로 표시된 금리를 말하며 실효금리는 실제로 지급하거나 부담하게 되는 금리를 뜻한다.

표면금리가 동일한 예금일지라도 복리 단리 등의 이자계산 방법이나 과세 여부 등에 따라 실효금리가 달라지며 대출의 경우에도 역시 이자율 계산 방법, 대출금 회수 방법, 대출과 연계된 예금(일명 꺾기) 유무 등에 따라 실효금리는 차이가 난다.

국공채나 회사채 등 채권의 경우 금리보다는 수익률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데 채권 수익률은 투자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을 그 채권을 산 가격과 비교해 계산한 이자율이다.

채권 수익률은 채권가격의 변동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채권 수익률은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Q: 금리 차는 왜 생기나.

A: 자금의 용도, 기간, 위험요소, 차입자의 신용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금리는 금융상품 만기에 따라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로 나눌 수 있다.

보통 만기가 1년 미만인 콜금리,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 보통예금 금리 등은 단기금리로, 만기가 1년 이상인 회사채금리 국고채금리 정기예금 금리 등은 장기금리로 구분된다.

통상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다.

이는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 외에 미래의 단기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 금융상품을 장기간 보유하는 동안의 위험 등에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이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나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미래의 단기금리가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투자 리스크(위험)가 높을수록,차입자의 신용도가 낮을수록 금리는 높고 반대로 투자 리스크가 낮고 차입자 신용도가 높을수록 금리는 낮다.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균형금리 수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크기가 경제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경우 금리가 낮고 후진국일수록 금리가 높다.

후진국은 경제 규모는 작더라도 성장속도가 빨라 자금 수요는 많은 반면 저축의 양은 적은 게 보통이다.

Q : 금리는 낮을수록 좋은 것인가.
[Cover Story] 어! 금리가 다 같은 건 아니네…
A : 그렇지 않다. 금리가 높고 낮음에 따른 영향은 경제주체마다 다르다.

고금리는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에게 반가운 반면 돈 쓸 일이 많아 대출을 받아야 하는 가계로선 여간 부담이 아니다.

기업에도 현금보유가 많다면 고금리가 좋지만 투자를 위해 적지 않은 대출을 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걱정스런 일이다.

게다가 금리가 너무 낮으면 인플레이션(고물가)을 야기하거나 자칫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이 적정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치솟게 만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람들이 이자도 별로 없는 저축보다는 현재 소비에 치중하고 부동산이나 주식 등 실물 투자를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다.

Q : 고리대는 악덕일까.

A : 꼭 그렇게만은 볼 수 없다.

고리대는 과도한 수준의 이자로 서민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비판이 강하지만 신용도가 낮아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비록 높은 금리로라도 자금을 빌려준다는 측면을 갖고 있다.

비싼 이자지만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이 없다면 저신용자는 아예 자금을 융통할 길조차 없게 된다.

물론 상식을 넘어서는 초고금리로 돈장사를 하는 고리대업자들은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대부업법은 이자율 상한선을 현재 연 49%로 제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올해 중 44%로, 내년엔 39%로 낮출 계획이다.

Q :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하는 방법으론 무엇이 있나.

A : 먼저 기준금리 조정이다.

한국은행(한은)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시중금리를 조절한다.

2008년 8월 연 5.25%에 달했던 기준금리는 그동안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돼 현재 14개월째 2.0%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대상으로 삼는 금융상품은 7일물 환매조건부 채권(RP) 금리다.

기준금리가 연 2.0%라는 것은 한은이 7일물 RP 금리가 연 2.0%로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자금을 풀거나 조인다는 뜻이다.

공개시장 조작,지급준비율(지준율) 조정 등도 중요한 수단이다.

공개시장 조작은 한은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국공채를 팔아 시중에 풀려있는 돈의 양을 조절해 간접적으로 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한은이 갖고 있는 채권을 시중에 내다팔면 시중 유동성은 줄어들어 금리는 오르게 되며 반대로 채권을 사들이면 유동성이 늘어나 금리는 떨어지게 된다.

지준율은 각 금융회사가 언제든지 예금자의 지급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예금총액의 일정비율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지준율을 높이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줄어들고 따라서 금리는 오르게 되며 반대로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늘어 금리는 낮아지게 된다.

지준율은 금융 상품별로 다르다.

현재 근로자재산형성저축,근로자장기저축,장기주택마련저축,근로자주택마련저축 등은 0%인 반면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는 2%,보통예금 등은 7%다. 평균은 3.5% 선이다.

Q: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거래할 때는 적용하는 기준금리는 무엇인가.

A: 리보가 대표적이다. 리보는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한다.

리보(LIBOR)는 런던은행간 금리(London Inter-Bank Offered Rates)의 머리 글자다.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금융회사나 기업들이 외화자금을 빌릴 때 기준으로 삼는다.

외화를 차입하는 곳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데 신용도가 낮을수록 더 높은 금리가 붙는다.

이때 가산금리(스프레드 · Spread)가 붙었다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리보가 연 3.5%인데 실제 지급해야 금리가 연 4.5%라면 그 차이인 1.0%가 가산금리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