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국 기업의 '아이콘'이 돌아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 경영 복귀
'한국 기업의 아이콘이 돌아왔다.'

지난달 24일 AP통신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소식을 이렇게 타전했다.

AP통신은 "이 회장의 품질에 대한 강조가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숨은 원동력"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도 "이건희, 또 다시 삼성의 조타수가 됐다"며 삼성 사장단의 복귀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삼성그룹을 이끌게 됐다고 소개했다.

AFP통신은 한국 재계와 증권가가 이 회장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외신들이 이 회장 복귀를 긴급 뉴스로 앞다퉈 보도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삼성그룹이 다시 이 회장의 지휘를 받게 되면 삼성의 파워가 더 강화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휴대폰 TV 등 전자산업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이 회장 복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어 비중있는 뉴스가 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장의 복귀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세계시장에서 3류에 불과했던 한국의 작은 기업을 혁신하여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으로 끌어올린 우리나라 경영 리더십의 상징으로 통한다.

AP통신의 기사처럼 한국에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진수를 보여준 한국 기업의 아이콘인 셈이다.

그의 복귀는 삼성그룹을 둘러싼 국제 기업 환경이 위기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무너지고, 품질불량으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추락하는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잇따라 '성공의 함정'에 빠지고 있어 삼성도 방심할 수 없는 형편인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에서 미국 애플의 아이폰에 주도권을 내준 꼴이 돼 삼성의 향후 대응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돼 있기도 하다.

이 회장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복귀 일성으로 '위기론'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이 진짜 위기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도 10년 뒤 사라질지 모른다"며 위기경영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 회장의 위기경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유명한 말로 임직원들을 독려했고, 2000년대 초 최대 실적에 취해 있을 때도 "5년, 10년 뒤에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 회장의 위기경영이 '삼성호'를 글로벌 시장 곳곳에 버티고 있는 암초를 피해 순항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을 전문 경영인이 해야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그의 복귀는 '오너(owner)경영'의 강점에 세간의 관심을 다시 모으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아이콘인 이 회장의 경영활동과 오너경영 등에 대해 알아보자.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