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경제 성장이 사람을 선하게 만든다
경제는 도덕이나 정의와는 상관이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그러나 적절한 경제성장과 건전한 시장경제 질서가 사람들을 선하게 만들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동양의 맹자도 사람은 의식이 풍족해야 예의염치를 안다(恒産이 있어야 恒心이 있다)고 말했는데 비슷한 뜻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속담인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도 그런 뜻이지만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다 보니 우리는 이 사실을 종종 잊어 먹는다.

그래서 경제가 성장할수록 사람의 마음이 강퍅해진다거나 가난했던 과거에는 사람들이 모두 착했는데 경제가 고도로 성장한 오늘날에는 야박한 세상이 되었다고 흔히들 생각한다.

공동체적 마음이 부족해지고 시민적 덕성이 없다는 개탄이 나오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경제가 성장할수록 사람들은 이기적이 되고 촌락 공동체적 경제로 돌아가야 사람들은 비로소 선하게 행동하고 공동체적 덕성을 갖게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를 곰곰이 돌아보거나 세계 여러 나라들의 경제성장과 근대화 과정을 돌아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가난하면서 덕성이 있기는 매우 어려우며 체면과 예의를 갖추고 사람들 간에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은 모두가 생활의 곤궁을 벗어난 상태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미국 하버드대 벤저민 프리드먼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경제성장이 사람들을 선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경제성장의 미래'에서 "경제성장은 절대 다수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좀 더 개방적이며 관대하고 민주적이 된다"고 강조한다.

성장이냐 분배냐는 논란이 사실은 먹고 살 만한 단계에 가야 본격적으로 거론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 성장, 분배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의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분배 정책만으로는 성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가 가난하게 되고 사회는 혼란과 착취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빠지고 만다.

경제 정의의 상징인 공정한 분배론을 생산물의 소유에까지 관철시킨 것이 사회주의인데 지구상 어떤 사회주의 국가도 결코 경제성장에 성공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사실 이는 환경보호도 마찬가지이다.

절대 빈곤이 존재하는 그 어떤 나라에서도 환경이 적절하게 보호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는 북한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경제성장이 절대 빈곤을 줄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도 줄였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이 선해지고 개방적이 되며 이는 다시 새로운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 등에 대해 알아보자.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