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스타…? 함부로 따라하지 마세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귀에 익숙한 동요가 말해주듯이 우리 사회는 지금 뭇사람의 시선과 환호를 한몸에 받는 이른바 스타 열풍에 휩싸여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런 스타신드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TV에는 연예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신문과 온라인 미디어는 연예가 소식을 앞머리에 올린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유명 연예인과 프로선수에게 열광한다.

스타의 브로마이드사진을 걸어놓고 스타의 행동을 베끼는 청소년들에게 그것은 우상을 넘어 되고 싶은 꿈이다.

스타를 동경한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또 그런 끼넘치는 직업을 많은 청소년들이 장래희망 1위로 꼽는다는 사실은 창의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스타 열풍이 자못 유별나다는 것이다.

한창 공부해야 할 청소년들이 스타의 꿈을 위해 공부를 아예 팽개치듯하고 자식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돈과 열성을 아끼지 않는 학부모도 많다.

박세리가 골프에서 우승하면 군단급의 세리키즈가 생겨나고, 김연아가 뜨니까 피겨스케이트장이 붐빈다.

우리 사회의 스타 신드롬을 부추기는 몇가지 사회적 요인이 있다.

먼저 ‘스타는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 사회의 등식이다.

스타는 옛날과 달리 지금은 일확천금의 마법으로 인식되고 있고, 유명인사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소위 상류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유명 연예인을 극단적인 자살로까지 몰고 가는 악플 사건도 이런 욕구의 반대급부로 볼 수 있다.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분위기도 한 요인이다.

남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한번에 만회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데 스타가 바로 그 조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가시적 성과와 결과만을 중시하는 세태도 스타열풍을 거드는 요인이다.

스타가 되고 싶은 것은 허영심과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사람의 본성인지 모른다.

하지만 뭇사람의 머리 위에 빛나는 스타는 희소성이 전제돼야 비로소 스타인 것이다.

스타가 되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따라서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실패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넘처난다.

실패한 사람들의 문제는 스타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성실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마저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흑인 농구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흑인 학생들의 삶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는 경제학자들의 지적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조던을 숭배하며 농구에만 몰두하다보니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삶의 조건을 조금씩 개선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잃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평범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에게 장래의 기회는 더욱 많다.

스타의 꿈이 요구하는 기회비용은 너무나 크다.

퇴계 이황이 “거짓을 꾸미고 겉치레를 좇아 명성과 칭찬을 구한다”고 나무란 대목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우종근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