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연일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선수들의 경기 일정을 확인하고,미니홈피에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보아 대한민국의 응원문화는 확실히 선진화 되었지만 다소 안타까운 현상도 목격된다.

스피드 스케이팅 모태범 선수는 금메달을 거머쥔 뒤 한 인터뷰에서 “태릉에서 아무도 나에게 질문하지 않았다.그래서 더 오기가 생겼다.언론의 무관심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이상화 선수 또한 비슷한 말을 하였다.다른 스타 선수의 활약으로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때의 서운함은 그녀를 채찍질하였다.

위와 같은 언급은 스포츠 스타에게 미치는 언론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그렇다면 올림픽의 최고 관심사로 주목 받는 김연아 선수의 경우,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에 항상 감사하기만 할까?

어느 기사의 제목처럼 “김연아의 적은 그 누구도 아닌 대한민국 전국민”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연아 선수에게 언론의 관심은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는 언론의 부담감에서 멀어지기 위해 여행 정보와 경기 전 일정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스케이팅 대표 팀의 한 관계자는 19일 “이상화 선수와 모태범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두 사람을 CF 모델로 섭외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계속 온다”며 “벌써 10여 군데 업체가 연락을 해왔으며 모델료가 1억~2억 선을 넘나든다.”고 밝혔다.

두 선수의 깊은 우정을 사랑으로 맺어주자는 네티즌들의 여론몰이도 무시할 수 없다.

각종 닉네임으로 이미 여러 차례 구미에 맞춰 무명의 운동선수를 스포츠 스타의 자리에 끌어 올린 경험 덕분인지 언론은 이제 신세대 아이콘을 숨김없이 운동선수 중에서 찾는다.

이용대 선수의 윙크에 이어 얼마나 빨리 이상화의 선수의 꿀벅지가 기사화되는지는 정말 놀랍다.

현재 최고의 스타는 피겨퀸 김연아 선수이다.그녀의 미니홈피 속 배경음악,그녀의 대학생 사본 패션 등 지극히 사소한 것까지 모두 기사화되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이런 부담감과 기대감 속에서 아직까지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훌륭한 선수이지만 언제까지나 김연아 선수에게 더 높은 것을 쟁취하라고 독촉할 수만은 없다.

선수를 아낌없이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속으로 감추는 법도 배워야한다.

무관심만큼이나 지나친 관심은 선수의 평정을 흩뜨려 놓기 때문이다.

나아가 빛에 가려진 다른 선수들도 우리는 격려하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표로 참가한다는 것으로도 우리는 선수 한 명,한 명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하루아침에 쏟아지는 언론의 애정공세로 얼떨떨해하다가,유명세에 맛 들려 훈련보다 예능과 CF에 혼신을 다하고,그 애정이 다른 선수에게 옮겨 간 후에야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갔다는 것을 알아봤자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조윤경 생글 기자 ncgr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