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몸살’…2016년 생산인구 감소 우려
[Cover Story] 늙어 가는 한국…국가 성장 동력 고장날까?
통계청이 2006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3619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총 인구도 2018년(4934만명,실거주자 기준)까지 늘어나다가 그 이후부터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200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명이 노년인구(65세이상) 1명을,2010년에는 1.5명을 부양했다.

이 수치가 2030년에는 4명,2050년에는 7명으로 늘어난다.

일하는 사람과 65세 이상 노년인구의 수가 거의 비슷해지는 것이다.

생산성이 앞으로도 그 수치만큼 늘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생산성이 크게 늘 수 없다면 종전의 젊은 사람들의 몫이 노년층의 몫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사회 문제지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저축을 하기 어려운 노년층이 늘어나 저축률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가용자금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고령자의 생활을 지탱하는 건강,의료,복지 서비스 등 새로운 실버산업이 발달하고 인구 수가 줄어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들과 산업은 쇠퇴할 수 있다.

분배 측면에서는 비생산적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의료보험이나 연금 등 공적 지출이 늘어나 소득분배 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

앞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상쇄할 만한 노동시장의 변화가 없을 경우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당장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빨리 시행해야겠지만 이런저런 연유로 그게 어렵다면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외국 인재 영입 노력도 필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 이민 문제가 미국 유럽에 비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그만큼 외국 사람에게 이민의 벽이 높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이민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너무 낮아 문제라면 외국의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자는 주장이다.

이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우리나라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자유롭게 자녀를 낳고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는 취업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제한적인 데다가 이들이 자녀를 낳을 경우 출산율 통계로도 잡히지 않는 게 문제다.

의료,국민연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 사회 일대 대변혁이 필요하다.

스페인의 경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경제성장의 절반이 이민자 덕분이라는 정부 보고서가 2006년 나오기도 했다.

이민자들은 2001년 이후 신규 일자리 창출의 약 50%를 차지하고,연간 230억유로의 세금을 납부했다.

⊙ 통일 · 외국인 이민,문제 최소화해야

통일과 외국 인재 유입으로 인구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남쪽으로 내려오는 북한 주민이 많아지거나 외국인이 국내 일자리를 차지해 내국인의 일자리를 잠식할 수도 있다.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는 데서 볼 수 있들이 이질적인 문화로 인해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의 최소화하려면 여론 추이를 봐 가면서 정책을 조금씩 조금씩 완만하게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기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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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 저출산 고령화 완화되나

잠재적으로 노동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통일이나 북한의 개혁 개방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서서히 개혁 개방으로 나가서 연착륙(소프트랜딩)하는 게 이상적이다.

현실은 아직 여기에 이르지 못했다.

여러가지로 의견이 갈리지만 오히려 북한은 전국의 병영화 속에서 핵을 보유한 강성대국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북한이 체제 실패 내지 국가 실패,경착륙(하드랜딩) 이외의 길은 없다고까지 말한다.

어쨌든 2005년 기준으로 남한 인구 약 5000만명,북한 인구 약 2400만명을 합하면 7400만명이 된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1억명은 돼야 충분한 내수시장을 갖춰 수출의 증감에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세계 경제 선진국들도 인구가 독일(8237만명)처럼 1억명에 육박하거나 미국(3억명) 일본(1억2729만명)처럼 1억명을 넘는다.

북한이 개혁 · 개방이든 통일이든 우리나라 경제권에 편입되면 노동시장은 물론 내수시장까지 넓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형 인구 구조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