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도 걱정, 줄어도 걱정…인구의 연령·성별 균형이 중요
[Cover Story] "인구 폭탄 터진다" vs "저출산이 문제다"
각국의 정부 입장에서 인구는 늘어도 문제이고 줄어도 문제가 된다.

인구가 증가하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넘쳐 사회 불안이 심해진다.

반면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없고 사회의 활력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싹튼다.

연령별 인구 구성도 살펴야할 변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고령자가 많지만 일을 할 만한 젊은이들은 적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에선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연령별 인구 구성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사회 보장제도가 취약해질 수 있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자칫 국가 전체의 안정도 흔들린다.

이 밖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성비가 균형을 잃었는지도 유념해야 한다.

인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통제하는 것도 정부 역할의 하나다.

인구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인구학(Demography)이라고 한다.

이 개념이 프랑스에서 학문적으로 태동한 것은 153년 전의 일이다.

이제 인구학은 중 · 장기 정부 정책과 기업의 장기 발전 전략 수립에도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 사람은 생산하는 존재

인구와 경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경제는 무엇보다도 사람에 의해 돌아간다.

노동과 기술은 오로지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인구는 생산량과 생산 규모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또한 소비의 주체로 구매력을 형성해 교환 및 분배과정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구는 생산자로서의 기능과 소비자로서의 기능으로 양분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에서는 생산자적 기능과 소비자적 기능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나라는 생산을 많이 하는 국가가 있을 것이고, 어떤 나라는 소비만 많이 하게 되는 국가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구학에서는 이들 두 기능을 비교하기 위해 흔히 부양비율(dependence ratio)을 계산해 본다.

부양비율은 연소인구와 노령인구를 생산연령인구로 나눠 계산한다.

이 계산에 따르면 한국의 2010년 부양비율 추정치는 37.2%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견할 만큼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구 증가가 무조건적으로 생산성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인구 증가는 비생산적인 실업률을 늘리게 될 뿐이다. 가난의 악순환이다.

문제는 생산성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인구의 크기다.

⊙ 세대간 인구 구성비도 중요하다

인구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인구 구성이 불균형을 이룬다면 그나라 인구 정책은 실패에 가깝다.

인구 구성은 성별이나 연령 인종 등 개인의 의지로는 좌우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이뤄지는 것과 거주지 학력 등 개인의 의지로 구분되는 것이 있다.

특히 한 세대가 지나치게 많으면 그 세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 문제가 발생하게된다.

미국의 전후 베이비 붐세대나 일본의 단카이 세대, 한국의 베이비 붐세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령화 사회는 노후보장 및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고 연금 · 사회부조 등 공공지출도 확대돼 성장하더라도 제대로 된 성장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이 전반적으로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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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늘면 공유지에 비극이 찾아온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대 생물학과 교수인 개럿 하딩은 인구 폭발이 인류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것을 경고하면서 1968년 사이언스지에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란 개념을 제창했다.

이 개념은 경제학을 포함한 많은 분야의 논문과 저서에서 인용할 만큼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은 다음과 같다.

마을 주민 아무도 소유하지 않은 목초지가 있다고 가정하면 주민들은 누구나 이곳에서 자신의 양을 먹이려 할 것이다.

초원의 풀이 풍부할 때 이 마을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의 인구가 증가하고 풀을 뜯는 양의 숫자도 증가하면서 초원은 풀을 스스로 보충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결국 황무지가 되고 만다.

주민들은 더 이상 양을 기를 수가 없었고 융성하는 이 마을은 쇠퇴했다.

하딩은 인구 증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공유지와 비슷한 지구에 자국의 인구를 늘린다면 한정된 자원은 고갈될 것이고 결국 지구는 황폐화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는 방법은 공유지를 사유지로 전환하거나(실제 영국에서 그렇게 했다) 출입인구와 양의 숫자를 제한하는 등의 방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