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국 인구 5천만명 넘었다…인구의 경제학은?
고대 로마제국의 황금기였던 클라우디우스 황제 시절 인구는 1억 2000명을 넘었다.

19세기 유럽의 인구보다 많은 것이었다.

영국의 역사가인 에드워드 기번은 이를 두고 "제국의 위력은 인구에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제국은 흑사병이나 가정 파괴 등으로 급격히 쇠퇴했다.

로마가 멸망할 무렵에는 5000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기번은 이러한 인구의 급격한 쇠퇴가 로마의 쇠망을 불러일으킨 한 요인이었다고 그의 유명한 저서 '로마제국의 쇠망사'에서 적고 있다.

인구는 우리의 삶을 살찌우기도 하고 배고프게 만들기도 한다.

경제학자 맬서스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불어나는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기 때문에 기아와 가난은 자연법칙과 마찬가지로 불가피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사실 현대에 들어와 인구는 언제나 가난의 문제로 해석되었다.

과다한 인구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특히 1960년대부터 전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이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펴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초에 발간된 로마클럽보고서는 인류의 미래를 지극히 암담하게 전망하면서 맬서스의 지적대로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식량의 증가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지구의 유한한 자원과 과잉 인구가 필연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것이 소위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개념이며 오늘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논리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주민등록 인구가 사실상 5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민등록상 총 인구가 5006만2000명으로 5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983년 4006만6000여명으로 첫 4000만명을 넘어선 뒤 27년 만에 1000만명이 늘어났다.

한국의 경제 성장과 민주화도 바로 이러한 인적 파워로 이뤄냈다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생산성이 뛰어난 많은 인력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물론이고 대부분 선진국들은 오히려 인구가 늘어나지 않아 고민에 휩싸여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갉아 먹고 심각한 사회문제를 부른다는 우려도 높다.

그래서 정부는 저출산을 해소하고 인구를 늘리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는 늘어나도 문제지만 줄어도 문제다.

오늘은 인구 문제의 경제학에 대해 공부해 보자.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