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대학가고 → 취직하고 → ‘좋은 일자리’를 바란다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주제다.

모두가 이런 저런 꿈을 갖고 있지만 정작 대학교에 진학할 때쯤이 되면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부모님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하기를 원한다.

취직이 잘 되는 상경계나 의대,약대,교대 등과 공대에서도 인기 있는 학과들이다.

물론 서열화돼 있는 대학교에서 상위 대학에 들어가면 더할 나위가 없다.

선생님들의 진학 지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학과를 선택할 때가 되면 우리들의 꿈은 잘 반영되지 않는다. 첫번째 좌절이다.

이렇게 저렇게 대학교에 가면 자유가 주어진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다.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도 주어진다. 하고 싶은 대로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자유는 한계가 있다. 사회가 원하는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나기 어렵다.

대학교 1,2학년 때부터 취업을 걱정한다.

영어를 열심히 하고 학점도 따야 한다. 어학연수를 가거나 해외 경험을 쌓기도 한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내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딱히 내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도 없다. 두 번째 좌절이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현실이 전부가 된다.

이전의 꿈은 사라지고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의 목표가 된다.

임금이 많았으면 좋겠고,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싫고,사회적으로 인정도 받았으면 좋겠다.

대기업,공기업,금융회사,공공기관 등이 그런 곳이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취업시험에 열 번 정도 떨어졌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도,비정규직이 되는 것도 싫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자 100만명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누굴 탓해야 할까.

정부의 올해 화두는 일자리다.

올해 일자리 만들기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잡고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매달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때문에 취업자는 7만명 감소해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줄어든 일자리를 메우고 그에 더해 새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총 2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만개 일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일자리다.

20만개 일자리가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이거나 3D 업종이라면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은 전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일자리는 어떻게 해야 만들어지는가.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강성노조와 변호사 회계사 의사 약사 등 이른바 '士'자 돌림들의 특권이다.

갑자기 웬 노조와 '士'자 돌림들이냐고?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알아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