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청년실업 100만시대 '나의 능력'을 끌어 올려라
"청년실업은 구조적 문제다.

매년 대기업,공무원 등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가는 청년들은 갈수록 늘어난다.

하지만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드는 추세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수록 역설적이게도 대학 진학률은 더 높아져 가고,대졸자가 늘면서 청년실업은 더 심각해진다.

실업의 이면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인 중소기업이 있다.

중소기업은 매년 20만명의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중략…)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찾아온 경제위기는 또다시 청년실업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7.7%,실업자는 32만5000여명이다.

전체 실업자 82만명의 40%를 넘어선다.

그나마 이런 숫자는 통계로 잡힌 것뿐이다.

통계를 한꺼풀 벗겨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실질적으로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층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공식적인 청년실업자 통계 외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거나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을 합하면 전체 청년층 인구 980여만명 가운데 120만여명 정도가 '백수'다.

체감실업률은 20%를 넘는다."

이 기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시작한 '大도약! 2010' 시리즈 1월7일자 기사 중 일부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20~29세의 청년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40%를 넘는다는 점에서 실업문제의 핵심은 청년실업이다.

지금 고교생인 우리들도 대학을 나오면 바로 이런 문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는다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만 누구나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고자 한다.

좋은 일자리는 대기업,공무원,공기업,금융회사 등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군이나 의사 변호사 회계사 교사 등 전문직이다.

예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차이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대비 임금은 1980년 93%,1990년 74%,2000년 68%,최근에는 50%로 떨어졌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은 안 좋은 일자리로 전락한 셈이다.

비정규직도 늘어나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가 감소했다.

특히 대학 진학률이 80%로 높아지면서 대졸자들은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취업 재수,삼수,사수를 해서라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려 한다.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거기서 도약할 수 있는 길도 있지만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취업하는 순간 신분이 결정된다.

가족이나 친척들도 브랜드 있는 대기업만 알아준다.

맞선을 볼 때는 물론 연애를 할 때로 상대의 직장을 따진다.

⊙ 고용없는 성장이 문제?

최근의 실업문제가 '고용없는 성장' 때문이라고들 한다.

국내총생산(GDP · 성장률 지표) 증가에 따른 취업자 증가 정도를 보여주는 고용탄력성은 2001년 0.51에서 2008년 0.25로 거의 반토막 났다.

기계와 설비가 고도화되면서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10억원어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일자리수)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 같은 설비고도화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로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다.

기계문명이 막 태어나기 시작하던 1811년 영국에서도 기계 때문에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로 러타이트(기계 파괴) 운동이 일어났다.

지금 그런 우스꽝스런 일을 되풀이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성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으로,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뭐라 할 수 없다.

국내보다 더 낮은 임금,더 싼 토지,훨씬 안정적인 노사관계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그런 움직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더구나 취업 재수생들에게 이제 그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할 수도 없다.

가정 사정이 열악했던 이전 세대들과 달리 취업 재수생의 상당수는 부모들의 기대뿐 아니라 경제적 지원(많지는 않을 지라도)으로 더 좋은 일자리를 추구하기 위해 계속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국내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수밖에 없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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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는 공부 열심히 해서 지식 쌓은 사람의 몫

청년실업 문제를 인구구조 탓으로 돌리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인 1955년생부터 1964년생 부모들의 자녀들이 현재 취업세대이기 때문에 다른 세대에 비해 사람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지금 중 · 고등학생 세대는 청년실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막 일자리'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생글 독자 여러분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각자가 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

공부 안 해도 되는 일자리나 3D 업종은 이미 저개발국에서 몰려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높은 삶의 질로 이어진다.

공부를 열심히 할수록 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넓은 지식과 전문 지식이 조화되고 성숙한 인격을 갖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법이다.

최근 나온 하버드대학 졸업생들을 추적한 연구 결과를 보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좋은 인간관계다.

한편 우리나라도 원더걸스,소녀시대,빅뱅 등 연예인이나 박지성,박세리,김연아 등 운동선수들을 보면서 일찍부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흑인 청소년 연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부보다는 운동이나 예능에 치중했던 청소년들은 공부를 꾸준히 한 청소년들보다 성공확률이 크게 떨어지고 평균소득도 훨씬 낮다.

일부 성공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너무 부각되기 때문에 실패한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은 잘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꾸준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안정된 생활로 가는 더 쉬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