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감독 12년 공들인 걸작
[Cover Story] 1천만 관객 사로잡은 컴퓨터그래픽·3D 영상 …아, 상상의 아바타여!
'아바타'는 국내에서 지난해 12월17일 개봉돼 불과 3주 만에 관객 700만명을 끌어모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늦어도 이달 말께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여 국내 개봉한 외화 중 사상 최고 흥행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개봉한 외화 중 사상 최고 흥행작은 관객 750만명을 모은 '트랜스포머(2007)'였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미 10억6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 흥행 수입을 올렸다.

역대 세계 흥행수익 4위다.

1위인 '타이타닉'(18억4290만달러), '반지의 제왕 3:왕의 귀환'(11억1911만달러),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10억6617만달러)을 잇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아가면 타이타닉과도 견줄 수 있다는 평가다.

영화의 러닝 타임은 총 2시간 42분으로 꽤 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람객 중 60%가 3D 입체 영화로 본 것으로 나타나 3D 영화의 특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12년 만에 탄생한 작품

이 영화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1994년부터 스토리를 구상해 각색한 영화다.

캐머런 감독은 터미네이터, 에이리언2, 타이타닉 등 영화사상 길이 남을 대작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1954년 캐나다에서 태어나 풀턴칼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그의 나이 23세인 1977년 영화 산업에 입문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터미네이터(1984),에이리언2(1986),심연(1989),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1991),트루 라이즈(1994),타이타닉 (1997) 등이 있다.

워낙 꼼꼼하고 세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며 뚝심으로 유명한 그는 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타이타닉 이후 12년간 아바타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이 영화 개봉 전날까지 영화를 손질하고 또 손질하는 열성을 보였다고 한다.

캐머런 감독은 이 영화 스토리에 대한 영감을 어릴 적 읽은 어린이 동화에서 받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는 원래 이 영화를 3D 전용관에서만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아직 3D 전용관이 많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일반적 영화인 2D 영화를 따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위해 쓴 제작비와 마케팅비만 4억5000만달러(5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영화의 줄거리는

무대는 지금부터 150년 후인 2150년 지구에서 55광년 떨어진 위성 판도라.

이 위성에는 나비라고 불리는 원주민이 아마존의 열대우림처럼 식물이 울창하고 야생동물이 뛰어노는 곳에 살고 있다.

나비는 인간의 1.5배나 되는 신장에 푸른 피부를 갖고 있다.

이 판도라에 대체 광물자원을 캐내기 위해 자원개발업자가 나비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넣어 원격 조종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를 탄생시킨다.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셜리는 이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가할 것을 제안받아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다.

제이크는 광물 채굴을 막으려는 나비족에 침투하라는 임무를 맡는다.

임무 수행 중 나비의 여전사 네이티리와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함께 여러 모험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제이크의 아바타는 판도라의 정신과 영혼을 자연스레 전수받는다.

자원개발업자를 비롯한 인류는 나비족과 협상을 할 수 없음을 느끼고 대규모 전투를 벌인다.

제이크의 아바타는 이 전투에서 나비족의 중요한 인물로 부상한다.

그 속에서 현실의 제이크조차 아바타의 행동을 지지하게 된다.

마지막 40분간 벌어지는 원주민과 지구인들과의 대전투 장면은 영화의 사실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클라이맥스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인 나비족이 승리하는 장면은 감동이다.

또한 아바타가 다시 눈을 뜨는 마지막 장면도 상당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 한국인들도 영화 제작에 참여

이 아바타에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 9명도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이 영화 컴퓨터 그래픽(CG)의 대부분을 그려낸 뉴질랜드 회사인 웨타 디지털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9명이다.

웨타는 반지의 제왕과 킹콩의 CG를 만든 회사로 아바타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850명.

이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의 3분의 2가량을 이 기업이 맡았다.

이 가운데 한국인들은 표정을 만드는 작업이나 캐릭터 창작에 주로 참여했다.

이들은 "일반 관객은 구별할 수 없겠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표현들, 표정과 동작과 근육, 나뭇잎 하나, 물방울 하나도 모두 CG로 만들었다"며 "이 영화가 이제까지의 CG보다 두 배 무게감을 싣고 있으며 아바타 이후 3D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3D애니메이션 영화의 효시는 '토이스토리'를 꼽고 있으나 3D 영화의 효시는 아바타가 될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