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댓글까지 실시간 검색… ‘정보 독재자’ 우려도

'구글이 시간을 정복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7일 인터넷 검색 제왕인 구글이 인터넷 공간을 넘어 현실세계 정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의 구글플렉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 블로그 등에 올라온 댓글까지 초단위 검색이 가능한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 10억개 웹페이지 한번에 모니터링

[Global Issue] 시간을 정복한 구글… 트위터 댓글까지 수초안에 찾아준다
실시간 검색 서비스는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 화면에서 검색어를 치면 트위터,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네트워킹(인맥관리) 사이트와 개인 블로그 등에 올라온 댓글 및 게시글까지 수초 안에 찾아주는 것이다.

또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갖춰 검색 버튼을 여러번 누르지 않아도 새로운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예컨대 검색어로 '타이거 우즈'를 치면 관련 뉴스는 물론 블로그 게시물까지 빠짐없이 검색되고 트위터에 관련 댓글이 달린 뒤 수초 내 확인이 가능하다.

가령 검색자가 '뉴욕의 날씨'라고 검색창에 치면 뉴욕 센트럴파크에 있는 사람이 트위터에 '눈이 온다'고 올린 내용을 바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검색담당 부사장은 "그동안 구글에서 블로그 게시물과 뉴스 등이 검색 결과에 반영되기까지는 수분이 걸렸다"며 "정보가 초단위로 오가는 최근 인터넷 환경과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수많은 네티즌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검색하는 것에 착안해 이번 서비스를 고안했다.

인기 블로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검색 영역을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10억개의 웹페이지를 한꺼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12개의 신기술을 개발했다.

구글은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위해 트위터와 무료 정보교환 계약도 맺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비즈 스톤은 "우리는 현재로선 구글만큼 뛰어난 검색엔진을 갖추지 못했다"며 "트위터와 구글이 만나면 사용자들이 더 많은 가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와도 제휴를 맺었지만 이 사이트에 대한 실시간 검색은 내년 초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구글은 궁극적으로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일부 채팅 내용도 검색 결과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실시간 검색은 이미 검색엔진 분야의 화두로 떠올랐다.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단문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구글에 대항해 신형 검색엔진인 '빙(Bing)'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0월 트위터의 업데이트 자료인 '트위츠'를 검색 결과에 포함시켰고,야후도 페이스북의 업데이트 내용을 검색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 휴대폰까지 정복하려는 구글

구글이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는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다.

구글은 이날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구글 고글'과 휴대폰 음성통화 검색 및 통역이 가능한 신기술도 소개했다.

구글 고글은 검색어를 문자로 입력하지 않고 휴대폰 등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또 구글은 최근 스마트폰용으로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 휴대폰에 영어와 중국어에 이어 일본어 음성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의 실시간 검색 기능도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와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글 고글을 이용해 자신이 현재 지나가고 있는 건물, 로고, 간판, 바코드 등을 휴대폰으로 찍어 검색하면 그 지역에 대한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계획이다.

또 구글 고글은 이미지 검색만 제공하지 않는다.

구글 고글을 연 뒤 검색을 원하는 장소 앞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기만 하면 자동으로 내장된 GPS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장소의 이름과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표시한다.

구글은 구글 고글 서비스를 자사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휴대폰에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이 현재 잇달아 모바일 인터넷용 서비스를 내놓는 상황은 내년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것과 연결돼 있다.

안드로이드는 개방형 OS라 안드로이드폰에서 구글이 제작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들도 자유롭게 이용될 수 있지만,구글이 안드로이드 환경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구글의 서비스는 상당히 위용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달 미 최대 인터넷 광고회사인 애드몹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인터넷 광고부문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전 세계 휴대폰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와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는 대신 구글의 광고를 보게 만드는 게 구글의 계획인 셈이다.

빅 군도트라 구글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구글의 궁극적 목표는 세상의 '마우스 포인터(화살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빅 브러더 우려도

일각에선 구글이 현실세계의 모든 정보를 구글 검색엔진 속으로 끌어들여 결국 '정보의 독재자'로 군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글의 실시간 검색과 사진 및 동영상 검색, 위치 검색 서비스를 악용할 경우 네티즌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까지 자유자재로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각각 어디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누군가에게 쉽사리 감시당할 수 있다.

구글 고글스를 이용하면 특정인의 사진을 찍어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상의 루머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공식 검색창에 잡히면 질 낮은 정보로 인해 네티즌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세계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MS와 야후 점유율은 합쳐도 10%를 밑돈다.

구글은 실시간 검색 서비스가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은 압도적인 점유율에 힘입어 연간 210억달러 이상의 광고 수입을 거두고 있다.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