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상상의 땅 두바이, 사막의 '신기루'였나
사막에 만들어진 스키장,바다 위에 피어난 인공 섬,바다 속 호텔,모래 사막의 골프장,하늘을 찌르는 고층 빌딩….

두바이는 금융위기를 자초하기 직전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주변의 중동 국가들은 석유를 팔았지만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는 꿈과 상상을 팔았다.

세계 각국 기업인과 유명 인사들은 물론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지도자들도 두바이를 보고 들으면서 '상상력의 극한'이라고 칭송했다.

인구 140만명의 두바이에 매년 100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방문했을 정도다.

이렇게 사막의 기적이자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의 상징이었던 두바이가 핵심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사실상 부도)로 위기를 맞았다.

중동의 금융허브를 꿈꾸던 두바이도 국가부채와 투자자본 철수에 타격받아 비틀거리고 있다.

두바이는 외부 투자와 외부 수요에 의존한 성장전략을 추진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막대한 차관과 대출을 통해 추진하던 각종 공사의 대금과 이자 상환이 급격하게 어려워졌다.

외부 자금에 의존한 성장전략을 펴면서도 시장수요를 예측하기보다는 지어놓으면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는 식의 무모한 경영을 해왔다.

두바이의 몰락에 대해 일부에서 당연한 귀결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품 경제의 거대한 상징물이 바로 두바이였다는 것이다.

두바이 사태가 터지면서 대외채무가 많은 그리스 아일랜드 카자흐스탄 카타르 루마니아 헝가리 등으로까지 위기의 불똥이 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하지만 척박한 사막,저주받은 땅에서 상상력을 펴왔던 두바이의 도전정신을 부정할 수만은 없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의 개방과 개혁정책,상상력의 리더십이 완전히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도 아직은 이를 것이다.

두바이는 아직 30년간 다져온 탄탄한 물류 · 관광 인프라가 있고,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개방된 문화는 중동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3000여명의 여학생에게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자이드 여대가 있을 정도로 다른 보수 이슬람 국가들과 차원이 다르다.

이번 호에는 두바이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제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의 중요성, 그리고 국가부채의 위험성 등에 대해 알아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