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보와 작은 댐 만들고 국가 하천 정비

물 부족·수질오염 개선…물 생태계 되살려
[Cover Story] 맑아진 강변길 자전거로 씽씽~ 4대강엔 '문화'가 흐른다

4대상 갈리기 청사진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자원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하며 물 생태계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강 중심으로 국토를 재창조하는 종합 프로젝트인 것이다.

강을 기반으로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 등 개발과 자연 보존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 목표다.

⊙ 물부족, 그나마도 수질오염 심각

현재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1974~2003년 평균)로 세계 평균인 880㎜의 약 1.4배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 강수총량은 2591m³로 세계 평균인 1만9635m³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연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철 장마기에 집중되는 데다 하천 경사가 급해 빗물이 한꺼번에 바다로 흘러 나가 안정적인 하천수 이용이 쉽지 않다.

1인당 수자원량은 1512m³로,한국은 폴란드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미국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분류한 대표적인 '물 스트레스 국가'다.

이런 추세로 나아가면 2011년에 한국은 물부족 국가로 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물 부족뿐만 아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생활 폐수와 쓰레기,산업 폐수 등으로 강 본연의 자정 능력이 상실돼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

특히 영산강 일대는 4대강 가운데도 수질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한때는 수량이 풍부하고 수질도 좋아 농업용수는 물론 남도를 대표하는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영산강을 흐르는 지천의 수질 오염이 심각하다.

갈수기에는 강물의 50~60%가 생활하수를 재처리한 물일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강물의 절반 이상이 오수라는 것은 놀랄 일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자체적인 수질정화 사업을 펼치기도 했지만 수질 개선은 요원한 실정이다.

그동안 정부는 시설투자를 꾸준히 해왔지만 사후복구 위주로 집행됨으로써 풍수해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 4대강 살리기의 핵심은 보의 건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우선적으로 16개의 보(둑을 쌓아 냇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곳)와 중소 규모 댐을 지어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 보가 완성되면 전국 15개 댐중 총 저수량 120억t의 10% 정도인 12억 5000만t의 물이 저장된다.

보는 낙동강에 8개, 금강과 한강에 각각 3개, 영산강에 2개가 설치된다.

또한 섬진강 등 4대강을 흐르는 13개 주요 지류 국가하천을 정비하며 하수처리 시설을 확충하게 된다.

아울러 4대강 상류유역의 산림을 정비하며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만들게 된다.

특히 보 건설은 주변 경관과 인근 지역의 지리 역사 문화적 특색을 고려해 산뜻한 디자인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낙동강 낙단보의 경우 인접한 낙동강 3대 정자인 관수루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보 전망대를 기와 얹은 정자 모양으로 꾸며진다.

영산강의 죽산보는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배가 다닐 수 있게 디자인했으며 금강 부여보의 경우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형상화했다.

낙동강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지역특성을 반영해 가야금과 수레바퀴 토기 등 문화적 상징성을 모티브로 해 디자인했다.

보외에 중소 규모 건설댐도 다양하게 꾸밀 계획이다.

경북 영주에 2억t 규모의 송리원댐을 건설하고 경북 영천에 2000만t 규모의 보현댐을 지을 계획이다.

⊙ 맑은 물을 공급하는 하천

본류에 유입되는 지류의 자정 능력을 높이기 위해 4대 강의 근원인 실개천 500여개소에 대한 복원 계획안도 마련했다.

생태하천 695㎞를 조성하고 하천 부지에서 무단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농사를 정리해 비료 농약 등의 유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4대강을 중심으로 전국 하천과 대형 오폐수 배출업소 등에 대한 수질측정과 감시정보를 분석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갖춘다.

4대강 살리기 공사가 집중 추진되는 현장 인근에는 방제 장비와 자재 보관장을 설치하는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도 돕는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현재 76% 수준인 "수영할 수 있는 좋은 물(2급수)" 달성 수준을 2012년에 83~8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문화가 흐르는 4대강

4대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만들어지고 각종 문화 공간도 조성된다.

내륙과 강,바다를 오가며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크루즈를 도입하며 강변에 이야기와 주제가 있는 탐방길인 '콘텐츠 가도'도 조성할 계획이다.

콘텐츠 가도에는 경관 가도,천주교 순례 가도,생태 가도,문학 가도 등이 포함된다.

또 강변의 역사,문화,관광 등의 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하는 '스토리 정거장'이 세워지며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관광도시 육성 등도 추진한다.

자전거로 4대강을 종단하는 '투르 드 코리아'는 세계적인 스포츠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중국 지린의 리장과 산봉우리를 무대 삼아 제작해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유치한 공연 '인상유삼저'처럼 4대강을 무대로 하는 공연상품도 선보인다.

4대 강변의 역사문화 자원도 복원 · 정비한다.

나루,조창,장시,별신제 등 강 유역과 관련한 유 · 무형 민속문화자원을 복원하고 옛 뱃길을 재현한다.

낙동강에는 가야문화권,금강에는 백제문화권,영산강에는 마한문화권,한강에는 삼국문화권 등 4대강별로 특화한 문화유적을 복원하며,강변의 문화경관과 생활문화를 보존한 '아름다운 강호 마을'도 생겨난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