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G20회의 유치한 한국…세계强國 날개 피나
"지금 대한민국은 국운 융성기다."

최근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 이후 여기저기서 농담처럼 나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말이 '극복'이지,경제 사회 등 거의 전 분야의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고 체질을 바꾼 처절한 '환골탈태'의 과정이었다.

그런 고통스런 시기를 버텼기에 이번 경제위기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선방할 수 있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대기업들이 부채 비율을 낮추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로 도약했다.

이번 위기 이후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은 오히려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융산업 쇠락과 금융 부실로 고전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금융 부문도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1일 '통일한국? 대북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 Part1'이라는 보고서에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30~40년 안에 국민총생산(GDP) 규모가 프랑스와 독일,일본 등 주요 G7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대한 통일 비용과 북한의 권력 승계 등 여러 가지를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하긴 했지만 우리나라가 독일,일본을 곧 추월할 수 있다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선진 · 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내년 11월 차기 정상회의 개최지를 한국으로 결정했다.

G20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국제 경제질서를 이끌고 있다.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 정상들이 우리나라에 모두 모이는 것은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운이 따르는 것 같다. 일본은 몇 년 전부터 하려고 해도 못했는데 국운이 대한민국에 오는 것 아니냐"고 소회를 밝혔다.

국제질서는 국력이 강한 국가들이 주도하기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소련이 양분하던 미 · 소 냉전 체제에서 1970년대 이후 독일 일본의 부상,미국의 초강대국적 지위 약화,미 · 중 수교 등으로 다극화시대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과 신흥국가들의 경제력이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분야의 국제질서를 논의하는 회의체는 G5,G7,G8,G13,G20으로 바뀌어 왔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정기적으로 열렸던 G20회의가 정례화된 후 첫 개최지로 결정됐다.

각국이 신흥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한국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재자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노하우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G20의 역사와 G20 정상회의 유치의 의의에 대해 알아보자.

아울러 국제기구 직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과 유학,외국기업 근무 등으로 국제화된 인력들이 늘어나는 현상도 따져보자.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