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시각 장애인이 모여사는 ‘라파엘의 집’을 아시나요?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힘찬 노래와 건반 소리가 라파엘의 집에 울려 퍼졌다.

봉사활동을 하러 온 학생들을 위한 라파엘 밴드의 환영공연이다.

라파엘 밴드 멤버들은 모두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서울 영일고 학생들이 지난 20~21일 경기도 여주 북내면 깊은 산골에 위치한 '라파엘의 집'을 방문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찾고 알기 위함이다.

'라파엘의 집'에는 161명의 중증 시각장애인들이 살고 있다.

라파엘 식구들은 이 곳에서 의식주,의료 및 물리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숙소에서 학생들이 방과 복도를 청소하고 있는 동안 라파엘 식구들은 재활센터에 있다.

이들이 손을 더듬거리며 쇼핑백을 만들 재료를 찾는다.

그리고 하나 하나 조립한다.

마침내 쇼핑백 하나가 완성된다.

한쪽에는 완성된 쇼핑백들이 쌓여있다.

라파엘 식구들은 손수 만든 쇼핑백과 비누,구슬 팔찌를 팔아 직접 용돈을 번다.

돈도 벌고 재활훈련도 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식사 전에는 각자의 시간을 갖는다.

한쪽 방에서는 눈이 안 보여도 매일 세상 돌아가는 것을 듣고 있다는 권명하씨(57)가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다른 방에서는 재활훈련이 진행 중이다.

침대를 붙잡고 30분 동안 서 있어야 하는 김현식씨는 '긴 머리 소녀'를 부르며 지루함을 달랜다.

바깥에서는 학생들과 라파엘 식구들이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한 라파엘 식구에게 끌려 다니는 학생도 있다.

몇몇은 그늘 아래서 이야기를 나눈다.

오랫동안 사귄 친구처럼 편안하게 서로를 대한다.

식사시간,라파엘 식구들 대부분 스스로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사용한 그릇을 직접 갖다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혼자 먹을 수 없는 라파엘 식구들은 봉사자의 도움을 받는다.

라파엘 식구들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한다.

밥 먹는 것부터 화장실 가기,이 닦기,운동까지….

7년 동안 라파엘의 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홍석씨(36)는 "우리가 하는 일은 라파엘 식구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그들이 조금씩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2년 전 사고로 시력을 잃은 권명하씨(57)는 "라파엘의 집은 천국이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최정우 학생(영일고2)은 "라파엘 식구들의 생활을 보고 평소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됐다. 매우 보람찬 활동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재욱 생글기자(영일고 2학년) 00jwookj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