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역사… 철학… 경제학… 책은 지식의 '보물창고'
[Cover Story] 생글 자문 선생님이 뽑은 ‘꼭 읽어야할 책 30권’
생글생글은 생글자문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고등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 30권을 선정했다.

이 책들은 문학 8권, 역사 철학 11권, 사회과학 4권, 경제학 4권, 자연과학 3권 등이며 전주 상산고 강영준 선생님을 포함, 모두 21명이 뽑아 주었다.

선정 기준은 고전과 문학 분야에 비중을 두었으며 특히 논술에 많이 인용되는 철학서에도 주목했다.

주요 선정서 내용을 소개한다.

⊙ 문학

◈ 완장 (윤흥길 저 현대문학 간)

완장을 찬 종술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한국인의 권력 의식을 빗댄 작품.

종술은 완장을 차면서 성격까지 변해 버린 대표적인 한국인 상이다.

그 속에서 저자는 정치 권력의 폭력성과 허구성을 드러낸다.

인간을 억압하고 옥죄는 폭력으로부터의 구원은 결국 스스로의 깨달음이다.

자신의 허울을 걷어내고 자신의 존재를 진솔하게 바라볼 때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이다.

◈ 광장 (최인훈 저 문학과지성사 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남과 북의 분단 구조를 이념적으로 접근한 책.

이데올로기와 사랑이라는 문제에 맞닥뜨려 한국도 북한도 아닌 제3국을 택했던 이명준을 통해 당시 분단의 고뇌를 되새겨 본다.

'광장'을 분석한 논문만 수십 편에 달하며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이다.

국내 소설 중 가장 많이 해외에 번역 소개된 작품 중 하나이다.

◈ 어둠의 혼 (김원일 저 문이당 간)

광복 이후 좌 · 우익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아버지의 죽음을 어린 소년의 눈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삶과 그 상처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 소년의 순진한 시선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면서 이념 갈등이 가져온 가족의 고통이 더욱 두드러진다.

아버지의 주검을 보고 난 후 한 단계 더 성숙한 소년의 모습에서 소년기의 분열을 극복한다.

◈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저 민음사 간)

저자가 신학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쓴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성적과 공부에 대한 중압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위해 공부하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신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다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거대한 인생의 수레바퀴에 짓눌린 모습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 죄와 벌 (도스토예프스키 저 열린책들 간)

작가로서 명실공히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성을 확고하게 만든 후기 5대 장편 가운데 첫 작품인 '죄와 벌'은 겉으로는 살인 사건을 다루는 탐정 소설의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한 가난한 대학생의 범죄를 통해 무엇보다도 죄와 벌의 심리적인 과정을 밝히고 있으며 이성과 감성,선과 악,신과 인간,사회 환경과 개인적 도덕성의 상관성을 다룬다.

◈ 적과 흑 (스탕달 저 민음사 간)

19세기 프랑스 문학이 배출한 탁월한 걸작이다.

매력적인 주인공 줄리앙 소렐의 삶과 사랑을 통해 연애 심리 묘사의 절정을 보여준다.

프랑스 대혁명이 형성해 놓은 사회를 전체적으로 통찰하면서 인간의 행복에 관한 본질적인 의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 페스트 (알베르 카뮈 저 책세상 간)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페스트가 퍼진 한 도시에서 인간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탐구한다.

'누구나 갑자기 페스트에 감염되고 죽을 수 있다'는 한계 상황 속에서 인간들이 어떤 모습을 취하게 되는지 살펴보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저 김영사 간)

인도에서 가장 하층 계층인 불가촉 천민으로 자라난 나렌드라 자다브가 쓴 자서전.

그는 불가촉 천민에서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지도자가 된 인물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긍심을 주장하는 그는 교육을 통해 인간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역사·철학

◈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임지현 저 소나무 간)

제목에서부터 민족주의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도발적인 책.

저자는 특정 인종이나 땅,언어 등으로 묶는 식의 민족주의를 초월해 공통의 관심사와 보편적 가치를 중심에 놓는 새로운 민족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에서 느끼는 만큼 공격적이지도 않고,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볍지도 않다.

◈ 상식 · 인권 (토머스 페인 저 필맥 간)

미국인으로 하여금 식민종주국 영국에 반기를 들게 하고 독립 민주국가를 건설하도록 자극한 대표적인 책이다.

영국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미국인들에게 독립과 공화국 수립을 촉구함으로써 아메리카 독립전쟁을 혁명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상식편과,인권의 관점에서 국가의 바람직한 모습과 역할을 논한 인권편으로 나뉜다.

◈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저 한길사 간)

작가가 유럽으로 건너가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의 역사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집필한 책이다.

지력,체력,경제력,기술력 모든 면에서 주변 민족보다 열세에 있었던 로마가 지중해 전역을 제패하고 중근동,북아프리카에 이르는 대제국을 1000년 넘게 경영한 비결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추적해 가는 흥미진진한 로마 통사서이다.

◈ 책문 (김태완 저 소나무 간)

책문은 조선시대 과거의 마지막 관문이다.

왕이 직접 문제를 내면 수험생들이 여기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조선시대의 과거는 마지막 관문에서 국가의 주요 이슈에 대해 해답을 묻고는 했다.

이 책은 고전 자료를 현대 문체에 맞게 쉽게 번역했고 당대 인물들의 뒷얘기들도 재미있게 재구성했다.

◈ 서구정치사상 고전 읽기 (강유원 저 라티오 간)

이 책은 고전과 현실의 정치가 어떤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뚜렷하게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를 엮어서 보여준다.

플라톤의 국가론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로크의 통치론 등의 기본 개념과 구성 목차 등이 개괄서 형태로 소개돼 있다.

고전 전체를 정독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간단하게나마 기본 개념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

◈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저 솔 간)

초보자들도 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옛 그림 안내서.

12점의 그림을 분석해 그림과 관련된 수많은 일화와 출전,시문을 인용해 그림과 이를 그린 화가의 세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되살려 냈다.

화가는 어떤 사람인지,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당시 상황을 그림을 통해 꼼꼼히 추리해 나간다.

중간 중간에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미학 에세이 여섯 편을 각 장 사이에 곁들였다.

◈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 중앙북스 간)

서구 세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로 살아가는 인도 동부 라다크 마을 사람들을 통해 사회와 지구 전체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라다크 마을 사람들의 평화롭고 지혜로운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2부는 라다크 수도 레(Leh)가 서구 문화와 가치관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담았다.

3부에선 저자의 라다크 사회 회복을 위한 활동을 그리고 있다.

◈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저 한길사 간)

이 책은 힌두교도가 왜 암소를 숭배하고 유대인과 모슬렘은 왜 돼지고기를 싫어하는지,원시인들에게 전쟁은 왜 일어나며 그 전쟁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해 준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의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인간 상호간의 불평등한 지위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문화적 장치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탁석산 저 책세상 간)

일반적으로 논리학은 낯선 영역이다.

그러나 수학이 올바른 사고를 위한 뿌리라고 할 때 논리학은 언어로 표현되는 것들의 줄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논리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지침서이다.

일상적으로 범하는 오류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다루면서 독자들이 제대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게 하는 힘을 길러 주고 있다.

◈ 장자 (오강남 저 현암사 간)

마르틴 하이데거나 마틴 부버,헤르만 헤세 같은 서양의 대가들도 깊이 탐닉했던 책이 장자이다.

장자는 노자의 사상을 이어받고 도가 사상을 대성시킨 사람이라고 해 노장사상가(老莊思想家)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주장했다.

논술 시험에서 숱한 제시문들이 발췌되었던 바로 그 책.

◈ 총,균,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저 문학사상사 간)

총기와 병균과 금속이 역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문명 비평서.

수렵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빠른 이동을 보인 사회는 문자 기술뿐만 아니라 병원균과 강력한 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 사회들은 이들의 도움으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새 지역으로 확장했다.

광범위하게 나타난 역사의 경향을 실제로 만들어 낸 환경적 요소들을 밝힘으로써 인종주의적 이론의 허구를 벗겨낸 책이다.

⊙ 사회 과학

◈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저 책세상 간)

근대적인 자유의 개념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책이다.

밀은 당시 확산되고 있던 민주주의에 주목하여 다수의 민주적인 의지와 대의제 정부 기구들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의 절대 주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개인의 개성과 자유,특히 토론의 자유와 사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대적 자유의 기본 개념이 되었다.

◈ 통치론 (존 로크 저 까치글방 간)

존 로크는 근대 사상가들 중에서 자연법을 가장 강조한 학자이다.

그는 신이 인간에게 준 천부적 권리가 있으며 이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권리는 자연상태 때부터 존재하는 각자가 지닌 일종의 자격이라는 것이다.

로크는 무엇보다 신은 인간에게 노동의 대가인 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로크의 자연권 사상의 핵심이다.

통치론은 이러한 로크의 사상이 잘 드러나 있는 대표적 저작물이다.

◈ 이타적 인간의 출현 (최정규 저 뿌리와 이파리 간)

이 책은 이기적인 인간이 왜 남을 돕고 협조하는 이타적 행위를 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인간의 이기심은 생물학적 본성인 동시에 인간 행태를 탐구하는 철학 윤리학 경제학 사회학 등의 기본 전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로 이기심만 차리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지만 서로 협조하면 이득이 되는 상황을 게임 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이러한 이타심이 경쟁력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 환경위기의 진실 (잭 홀랜더 저 에코리브르 간)

저자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 '빈곤'이며 지속 가능한 환경의 미래를 위해 핵심적인 필수 요건은 전 세계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하고 자유스러운 민주 사회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 '빈곤'이 환경 오염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는지 그 탐구 과정을 하나 하나 보여주고 있다.

과도한 생태 환경주의에는 근거가 없는 주장도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Cover Story] 생글 자문 선생님이 뽑은 ‘꼭 읽어야할 책 30권’
⊙ 경제학

◈ 시장의 탄생 (존 맥밀런 저 민음사 간)

어떤 국가에서는 시장 경제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가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시장 성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기존 주류 경제학이 간과한 시장의 설계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장이란 그 자체가 지고(至高)의 선(善)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그나마 최상의 수단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 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저 한경비피 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극장에서는 왜 조조 할인을 해 주는지 등 구체적인 생활과 관련한 사례 분석이 많아 생활경제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그만인 책이다.

'경제학 원론' 강의를 듣고 복잡한 경제 통계를 파고드는 것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

◈ 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저 지형 간)

'합리적 인간'의 모순을 연구하는 새로운 경제학 분야인 행동경제학을 쉽게 풀어낸 책.

행동 경제학의 기본 개념,실생활에 적용한 갖가지 사례,최근의 연구 동향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경제 행동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들을 질의응답 식으로 풍부하게 소개했다.

◈ 리스크 (피터 L 번스타인 저 한경비피 간)

리스크라는 단어는 '뱃심 좋게 도전하다'라는 의미의 초기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됐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리스크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인 셈이다.

선택은 도전하는 인생관을 가진 자들만이 고민하는 영역이다.

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피하고 숨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할 것을 권유한다.

⊙ 자연과학

◈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 저 동아시아 간)

정재승 KAIST 교수가 일상생활의 복잡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했다.

흑인 스타일로 땋아 내린 서태지의 머리를 빗대 '프랙탈 구조'를 설명했으며 백화점 설계에 숨어 있는 자본주의 심리학과 파레토 법칙을 파헤친다.

◈ 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쿤 저 까치글방 간)

이 책은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이라는 종래의 귀납적인 과학관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혁명적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정상과학이 심각한 이상 현상들의 빈번한 출현에 의해서 위기에 부딪쳐 붕괴될 때 과학 혁명이 일어나며 그 결과는 새로운 정상과학의 출현을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저 을유문화사 간)

생명 현상의 한가운데는 유전자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과 문화도 유전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다.

책에 따르면 인간은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유전자 운반체'이며 동시에 유전자의 조종을 받는 '생존 기계'일 뿐이다.

작가는 이러한 주장을 더 발전시켜서 인간을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들을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계획된' 존재라고 표현한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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